▲ 여자 컬링 대표팀이 17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이스큐브 컬링 센터에서 열린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전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턱걸이로 출전권 얻어 처녀출전, 3승 6패 8위 마감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빙판의 체스’라고 불리는 컬링 종목에서 한국여자대표팀이 최종 3승 6패를 기록해 10개팀 중 8위로 소치동계올림픽 대회를 마감했다.

세계랭킹 10위까지 올리며 턱걸이로 출전권을 획득해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첫 올림픽을 아쉬움과 희망이 교차되는 가운데 마쳤다.

정영섭 감독의 지휘 아래 김지선(27) 이슬비(26) 신미성(36) 김은지(24) 엄민지(23, 경기도청)로 구성된 컬링대표팀은 이로써 지난 2년간의 다크호스 행보의 첫 결실을 올림픽 8위로 마무리했다. 첫 출전이란 점에서 잃을 것도 부담감도 없었기에 내심 메달까지 기대했지만 세계 벽은 높았다. 하지만 세계강호들을 긴장시키면서 4년 뒤 평창올림픽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여자컬링이 세계무대에서 두드러진 것은 2012년 캐나다 레스브리지에서 열린 세계여자선수권대회에서 4강 기적을 만들면서부터다. 최강 스웨덴과 종주국 캐나다를 잡고 4위에 올라 세계 컬링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에도 대표팀은 작년 9월 중국오픈에서 캐나다를 다시 잡고 우승을 차지해 세계선수권 4강신화가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또 11월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에서도 중국을 이기고 우승을 차지하는 등 세계랭킹을 10위로 끌어올리며 랭킹별로 10장만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을 가까스로 얻어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깜짝 메달의 기대를 부풀게 했다.

이러한 기대는 첫 경기 한일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현실로 이뤄지는 듯 했다. 일본을 12-7로 여유 있게 이겨 4강 진출을 위한 도움닫기를 산뜻하게 했다.

그러나 스위스에 6-8로 석패한 데 이어 랭킹 1위 스웨덴에 4-8로 져 2연패를 당해 잠시 주춤하게 된다. 전열을 가다듬은 대표팀은 홈팀 러시아를 8-4로 이겨 2승 2패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랭크되면서 희망을 이어갔다.

4강행의 분수령이 됐던 5차전 중국전을 패한 것이 가장 아쉬웠다. 이미 몇 달 전 중국을 꺾고 우승까지 해봤기에 자신감은 그 어느 때보다 넘쳤다. 2승 2패로 동률을 이루고 있었기에 4강 길목에서 만난 두 팀은 1엔드부터 불꽃 튀는 대결을 펼쳤다.

무득점으로 끝난 뒤 2엔드에서 중국이 3점을 따내 앞섰으나 3엔드에서 한국이 2점을 따라 붙어 경기는 뜨겁게 진행됐다. 5엔드 선공에서 점수를 아쉽게 내지 못한 뒤 곧바로 3점을 내줘 점수가 다시 벌어졌고 6엔드에서 1점을 따라가는 데 그쳤다. 이후 8엔드까지 5점을 내주며 3-11로 벌어지자 기권하고 말았다. 러시아를 잡고 상승세를 타던 한국에게는 기가 한풀 꺾이는 충격적인 완패였다.

다 잊고 랭킹 3위 영국을 맞아 선전을 펼쳤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8-10으로 역전패했다. 9엔드에서 역전에 성공해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10엔드에서 3점을 내주며 통한의 패배를 당해 4강행이 점점 멀어져 갔다.

결국 최하위를 기록 중이었던 덴마크에게도 3-7로 패하며 4강이 좌절됐고, 미국에 11-2 대승을 거둔 뒤 캐나다에 4-9로 패하며 대회를 마쳤다.

비록 3승을 거두는 데만 그쳤지만 대표팀의 활약 덕에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컬링은 국민들의 상당한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고, 차기 올림픽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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