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룡 세금바르게쓰기운동본부 대표

 
나는 다시 머리를 쓰기 시작했다.

내가 바빠서 못하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고민의 실마리를 풀 수 있을 것 같았다. 다행히 서울시에는 도시계획위원회를 보좌하고 연구업무도 수행할 수 있는 도시계획상임기획단이라는 전문가 집단이 있었다.

평소 친분이 있는 상임기획단 이정중 박사와 서울시내 전체에 산재돼 있는 자투리 자연녹지지역현황을 조사분석해 불합리하게 관리되고 있는 지역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으니 함께해보자고 제안했다.

이정중 박사는 도시계획국장이 정식으로 업무지시를 내주고 현장조사에 필요한 차량지원과 약간의 출장경비 등을 협조해 주면 해보겠다는 의견으로 업무 협의가 됐다. 나는 이정중 박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사무실에 돌아와서는 자투리 자연녹지지역 정비계획 수립 방침을 만들었다.

서울시의 예산담당관과 참조를 얻어 천만 원의 현장조사 예산으로 도시계획상임기획단에게 약 3개월 내의 범위에서 업무를 처리하도록 자투리 자연녹지지역 재정비 협조 용역을 의뢰 할 수 있었다.

그 후 도시계획 상임기획단은 서울시 전체 자연녹지지역에 대해 사진촬영을 통한 현황분석 및 합리적인 정비기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10여 가지의 정비원칙을 정립해 시장 방침을 득하고 서울특별시도시계획위원회 자문 등을 거쳐 각 구청에 자투리 자연녹지지역 정비계획을 통보했다.

각 구청에서 도시계획 입안과 서울시의 결정과정을 거쳐 1999년대 최종적으로 할아버지의 꿈이 이뤄질 수 있었다.

나는 2000년 1월 30일자로 2002년 월드컵 유치에 필요한 월드컵경기장과 주변지역 정비계획수립을 위해 주택국 도시정비과로 근무부서가 바뀌었다.

그 이후 자투리 자연녹지지역의 합리적인 정비계획의 업무 마무리는 할 수 없었으나 담당과 팀장이 바뀐 후로 동 업무추진이 미비하다는 소식을 차후에 들을 수 있었다. 이것 또한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왜 해야 한다는 이유가 담당 실무진이 바뀌면서 정책의 변화가 있다고 보는 것이 마음 편할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