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대하드라마 ‘정도전’

▲ KBS1 대하드라마 ‘정도전’의 주요인물. 왼쪽부터 이인임(박영규 분), 최영(서인석 분), 이성계(유동근 분), 이방원(안재모 분), 정몽주(임호 분) (사진제공: KBS)

◆‘용의 눈물’과 같은 느낌 다른 느낌

드라마 ‘정도전’은 96~98년에 방영된 드라마 ‘용의 눈물’을 떠올리게 한다. 두 작품은 조선건국을 배경으로 다뤘으나, ‘용의 눈물’은 이성계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용의 눈물’에서 이방원과 충녕대군으로 연기한 유동근과 안재모가 이번 ‘정도전’에서는 이성계와 이방원을 연기한다. 90년대 후반 국민적 인기를 끌었던 ‘용의 눈물’을 시청한 이들이라면 이번 ‘정도전’이 반가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왜 정도전일까. 21세기에 정도전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강병택 피디는 “정도전은 역사적으로 조선을 설계한 사람, 혹은 반역자라는 평가를 듣는다. 하지만 실천하는 지성인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으며 이는 난세라면 난세라 할 수 있는 2014년에도 필요한 화두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정현민 작가는 “정도전은 역적으로 몰려 죽었으나 민초들이 핍박받던 시대에 새로운 사고를 한 정치가이자 무혈혁명을 이뤄낸 정치가였다. 정도전·이인임·정몽주·최영 등 난세를 헤쳐 가고자 했던 대정치가들의 고뇌를 그리므로써 결국 꿈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 고 싶다”고 했다.

600여 년 전 한 개혁가의 바람은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네 바람과 꼭 같다. 각종 리더상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떠한 리더를 원하는가. 정도전이 만능형이 아닌 백성의 마음을 살피는 왕을 원했던 것처럼, 독재자가 아닌 재상과 소통하는 왕을 원했던 것처럼 오늘날 역시 이러한 리더가 우리 앞에 있기를 바라고 있지 않은가.
 

 
정도전(鄭道傳, 1342~1398)의 집안은 봉화 지역의 향리였다. 고려시대 향리는 지방의 토착세력으로 드라마에서 비춰진 것과 달리 그는 부유층에 속했다. 부친 정운경의 뒤를 이어 과거에 급제한 그는 22세 때 충주사록에 임명되면서 관직 생활을 시작했다. 또한 성균관 교관으로서 공민왕의 유학 육성 사업에 적극 참여했다.

시해된 공민왕의 뒤를 이어 우왕이 즉위했다. 우왕이 오르면서 정도전의 반대 세력인 이인임 등이 정국을 주도했다. 원나라의 세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외친 정도전은 결국 원나라 사신의 마중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오늘날 전라도 나주에 있는 회진현에서 유배생활을 한다.

유배 생활은 그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줬는데, 백성의 삶을 직접 보면서 위민의식을 키웠다. 한 농부가 정도전에게 마음에 두고 있던 말을 했다. “관리들이 국가의 안위와 민생의 안락과 근심, 시정의 득실엔 관심을 두지 않고 녹봉만 축내고 있소!” 이는 정도전이 어떤 것이 백성을 위한 일인가를 다시 마음에 새기는 계기가 됐다.

 
김지윤 기자 jade@newsc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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