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이석우ㆍ박상병 정치평론가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명승일, 임문식 기자] 여야가 설 이후 민심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설 민심은 6월 지방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본지는 이석우·박상병 정치평론가를 만나 설 이후 정국에 대해 전망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 설 연휴 이후 정국 관전 포인트를 짚는다면.

이석우(이):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2월 초에 시작될 지방선거 광역자치단체장,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이다. 청와대 비서진 개편과 일부 개각 가능성도 있다. 여권 출마자에 대한 교통정리와 함께 청와대 인사를 개편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2월 정기국회다. 지방선거전을 겸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이다.

박상병(박):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다. 국회 정개특위에서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지 않을 경우 야당은 이를 지방선거의 프레임으로 짤 수 있다. 국정원 대선개입 특검과 관련해선 여당이 거부한다면 회피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고, 수용한다면 그 결과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안철수 의원이 어떤 인재를 영입할지도 관심사다.

― 새누리당 전당대회 예상 개최 시기와 지도부 형태는.

이: 당내 다수인 친박(친박근혜)의 구상대로 8월 전대로 갈 것 같다. 이렇게 되면 5월 초순에 있을 원내대표 경선 당선자가 선거대책위원장 내지는 비상대책위원장을 겸하는 체제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박: 8월로 예상한다. 새 지도부가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궐선거에서 패한다면 또다시 바꿔야 한다. 집권당으로선 악수(惡手)일 수 있다. 황우여 대표 체제가 현재처럼 가거나, 비대위를 꾸려 가면서 8월에 당 대표를 뽑아 차기 총선까지 끌고 가려고 할 것이다. 지도부 형태는 지금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전망은.

이: 정몽준·이혜훈·김황식 3파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비박(비박근혜)인 정몽준 의원은 친박계와의 협력 관계가 다른 두 사람에 비해 약할 소지가 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경우 MB정부에서 총리를 했지만, 계파색이 없는 인물이다. 친박계인 이혜훈 최고위원은 두 후보에 비해 지명도가 낮다. 정리하자면 정 의원, 김 전 총리와 친박계의 상호 신뢰가 후보 지명의 최대 관건이다. 신뢰가 확실치 않다면 이 최고위원이 선택될 수 있다.

박: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나온다면, 정 의원이 더 유리하다. 다만 김 전 총리가 나온다면, 보수층이 결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MB정부 때 인사도 같이 갈 수 있다. 여기에 중도층에서 김황식에 대한 평가가 나쁘지 않다. 여권 인물을 결집할 수 있는 인물인데다 호남 출신인 점도 다소 유리하리라고 본다.

― 민주당의 공천혁명 현실성을 어느 정도로 보나.

이: 상당한 갈등이 예상된다. 김한길 지도부가 당 노선으로 우클릭하려고 하지만, 당내 다수파는 여전히 친노(친노무현) 세력이다. 결국 지분 나눠먹기로 갈 가능성이 있다. 김 대표가 우클릭한 후보들을 전면에 내세우겠지만, 친노 측 후보들도 많이 배치하는 식의 나눠먹기 내지는 절충형으로 갈 수 있다.

박: 공천혁명의 현실성은 별로 없다. 공천혁명이 아니라 당의 혁신도 되지 않고 있다. 기존의 경쟁력 있는 인물이 나올 것이다. 일단 호남에선 안풍(安風)에 맞설 수 인물을 뽑을 것이다. 수도권에선 이미 답이 나와 있다. 공천혁명 이전에 당의 내부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 친노-비노 간 (계파갈등) 문제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도 과제다.

―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간의 야권연대 논의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이: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간의 연대는 없을 것이다. 안철수 신당 입장에선 야권연대를 하는 순간 당의 정체성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자기모순에 빠지게 된다. 적대적 공생구조를 타파하고 새로운 정치의 틀을 만든다는 게 안철수 신당의 창당 핵심지향인데, 기존 야당과의 연대는 그것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꼴이다.

박: 연대 가능성은 거의 없고 서울만 예외다. 서울은 안철수 의원과 박원순 시장과의 관계가 특수하기 때문이다. 새정치라는 측면에서도 박 시장은 같이 가야 할 사람이다. 박 시장이 시장으로 당선되는 게 안 의원에게 유리하다면, 새정치를 공고하게 하기 위해 전략적인 고민을 할 수 있는 지역이 서울이다. 나머지 지역은 웬만하면 완주할 것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향후 국정 운영의 초점을 어디에 둘 것으로 보는가.

이: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관련해 공공부문 개혁과 경제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할 것이다. 올해는 경제활성화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야 하기 때문에 내각을 강하게 독려할 것이다. 국무총리도 국정 전반의 보조자로서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수 활성화를 위해 서비스산업 투자 확대와 부동산시장 정상화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박: 청와대의 의중을 반영하는 강한 집권당을 바탕으로 해서 민생경제, 창조경제, 일자리와 관련해 구체적인 성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친박 중심으로 당을 강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6월 지방선거 이전에 가시적인 그림을 만들어야 박근혜 정권에 대한 평가가 좋게 나온다. 그 이전에 개각을 할 가능성도 있다.

― 7월 재보궐선거의 관전 포인트를 꼽는다면.

이: 몇 군데서 치러지느냐와 새누리당의 국회 과반 의석 붕괴 가능성이다. 재보선에선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정권안정론과 견제론이 본격적으로 교차할 것이다. 이때까진 정권안정론이 좀 더 지속될 것으로 보는데, 10월엔 국정 운영 결과에 따라 정권심판론이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 수 있다.

박: 지방선거의 결과에 따라 판세가 다를 수 있다. 새누리당이 패한다면, 재보선에서도 희망이 없다. 민주당의 경우 지방선거에서 패할 경우 균형론이 작동할 수 있다. 민주당에게 기회가 올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안철수 신당에서 지방선거 성과가 나오면 오히려 7월 재보선에서 안철수 신당에서 몇 석 정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 정당공천제 폐지 이슈가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을 어느 정도로 보나.

이: 막상 선거전에 들어가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론은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다. 많은 공약 중 하나로 민생과 직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선거전이 본격화하고 정당 대결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그 이슈는 자연스럽게 소멸할 수밖에 없다.

박: 새누리당이 정개특위에서 강하게 밀어붙여 무산시킬 경우 민주당은 판을 깨버릴 것이다. 정당공천제 폐지 세력과 폐지를 번복하는 세력과의 대결구도로 몰아갈 것이다. 새누리당이 게임의 룰과 선거의 룰과 관련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고 국민의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 전문가 약력
이석우 정치평론가
- 현 국민논단 대표
- 평화방송 보도국장
- 연합뉴스·세계일보 기자

박상병 정치평론가
- 현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이사
- 한국정당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
- 인하대학교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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