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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식습관 보니 빨리 먹고 많이 먹어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살도 빼고 몸도 튼튼해 질 거예요.”

17일 오전 서울시 노원구 노원구청 2층 대강당. 몸집이 통통한 30여 명의 아이들은 두 팀으로 나눠 릴레이 게임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노원구 관내 초등학교에서 온 중증도 비만 이상의 아이들이다. 게임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아이들은 땀을 뻘뻘 흘렸다. 힘이 드는 듯 보였지만, 아이들은 환하게 미소 지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영준(가명, 12,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군은 “올 겨울에는 살을 빼서 몸짱이 꼭 될 거다”라고 말했다. 김 군은 키 140㎝, 체중 48㎏인 소아비만이다. 평소 김 군은 야채를 거의 먹지 않고 고기반찬 위주로 식사를 했다. 하지만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후 스스로 음식 조절을 하고 있다.

김 군은 “예전에는 매일 고기반찬을 먹었는데 지금은 고기를 일주일에 한 번만 먹는다. 대신 생선을 많이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가 고플 때 무조건 빨리, 많이 먹으려 했지만 지금은 식사 시간을 지킨다”며 “라면·치킨·피자 등 칼로리가 높은 음식은 되도록 먹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대한 학부모들의 큰 관심도 컸다.

운동을 하고 있는 손자의 모습을 바라보던 김명숙(66, 여,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씨는 “우리 아이는 과자 같은 간식을 너무 많이 먹어서 살이 쪘다”며 손자의 과거 모습을 회상했다.

김 씨는 “(손자가)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에는 야채를 많이 먹는다”며 “배변활동이 좋아졌고, 요즘에는 살 빠지는 게 눈에 띄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아이가 혼자 운동을 하려고 한다”며 “주말이면 부모에게 운동을 하러 나가자고 먼저 말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학부모·아이에게 비만 심각성 일깨워줘야”

소아비만 전문가들은 학부모와 아이에게 비만의 심각성을 일깨워주고 스스로 식습관을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승현(39) 노원구보건소 보건영양사는 “소아비만 아이들을 상담해 보면 식사시간, 식사패턴 등이 거의 비슷하다”며 “대부분 야채 보단 기름기 있는 음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아비만 아이들의 체성분 측정결과를 보면 50%가 지방이다. 평균 아이들보다 40~50% 체중이 많이 나간다”며 “앞으로 10~20년 후엔 성인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학부모와 아이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무리한 다이어트는 요요현상을 초래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주 보건영양사는 “기초대사량이 감소된 상태에서 예전 식사로 돌아가게 된다면, 감소된 기초대사량 만큼 잉여 에너지가 많아진다”며 “이것이 지방 형태로 축적돼 체중을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 보건영양사는 바람직하고 안전한 체중조절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는 ▲알맞은 열량 및 영양소 섭취 ▲일주일에 체중 1%씩 감소 ▲영양 교육 받은 후 식습관 스스로 통제하기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제중 감량 ▲감량된 체중 유지하기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기준한의원봄 김기준 원장도 어릴 때부터 운동을 꾸준히 하면 비만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협동심을 기르고 키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은 운동으로는 농구, 배구, 줄넘기, 턱걸이 등이 있으며 무리한 것을 들거나 뼈에 충격을 주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심각한 비만인 경우는 치료적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며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고 소화기능에 문제가 생겨 살이 찐다면 소화기능을 개선하고 건강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둔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대학·민간기업과 비만문제 해결 나서

최근에는 각 도에서 소아 비만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비만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경기도다. 경기도는 IT기술을 통해 아동 청소년의 비만을 관리하는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이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기업이 협력해 비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문제 해결형 기술개발사업의 첫 사례란 점에서 관련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 사업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실시하는 사회문제해결형 기술개발공모사업에 도와 김포시, 민간기업, 대학전문가들이 참가해 선정된 것으로 45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된다.

이들은 비만 예방 관리 프로그램을 오는 9월까지 개발할 예정이며, 올 연말부터 김포시내 초등학교 4학년 이상 고등학생까지 비만청소년 3700명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비만청소년뿐 아니라, 학부모와 학교의 관리 교사 등이 모두 참여해 해당 청소년의 식습관, 운동량 등을 분석해 비만을 치료할 수 있도록 개발될 예정이라고 도는 설명했다.

경기도 정보서비스담당관실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단순한 비만관리 예방프로그램이 아니라 과학기술을 통해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사업을 통해 얻어지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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