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덕 그랜드美 성형외과 피부과 원장

 

향후 인류는 백신개발과 새로운 세균출현 및 변종세균과  새로운 싸움이 시작되는 시대에 돌입한 느낌이 든다.

 

참으로 백신이 인류에 기여한 바는 매우 크다. 1796년 영국의 제너가 종두 백신 개발로 지구 상에서 곰보자국으로 고민하는 시대는 없어지고 접종 스케줄도 없어졌다. 얼굴 곰보자국만보면 나이를 맞추는 분도 있다. 종두가 창궐했던 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버스를 타고 가다 사래가 들려 기침을 심하게 한 일이 있었다. 손으로 막고 기침을 하는 나의 모습을 보고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이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다. 운전기사도 유심히 내 모습을 보는가 싶더니 옆 자리에 앉아있던 아주머니는 슬그머니 뒷 좌석으로 피하기까지 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더니 현재 우리 사회가 기침 소리에도 화들짝 놀라 피하는 신종플루의 공포에 떨고 있다. 기침 소리마저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공포심은 신종플루 백신 부족 현상 때문이다.

신종플루로 사망한 사람이 10여 명을 넘어섰지만 아직까지 백신을 투여한 이들은 소수에 불과한 까닭에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우리 몸은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이를 막아주는 면역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면역은 특정 병균이 우리 몸에 들어왔다 나가면 추후 같은 병균이 침입했을 때 가볍게 지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용을 한다.

백신은 특정 항체를 주입하거나 면역 세포를 생성시켜 사전에 질병을 미리 예방한다. 그동안 국가 전염병으로 불렸던 것들을 정부가 필수 예방접종 항목으로 지정해 일정 기간에 이를 투여시키는 것도 전염병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다. 비시지(BCG), B형감염, 장티푸스, 뇌염, 풍진 등이 현재 국가에서 지정한 예방접종 항목이다.

백신은 미생물을 약품으로 죽인 불활화 백신과 살아있는 병원성 미생물을 조직 배양한 순화백신, 병원체의 구성 성분 중 면역 기능을 일으킬 수 있는 항원 성분만을 추출해 제조한 특이항원 추출 백신 등 6가지 형태가 있다.

그 중 녹십자는 순화 백신인 계란에서 배양해 독성을 없애는 과정을 거친 신종플루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백신을 배양하는 유정란의 오염 탓에 오염된 백신이 나올 수 있다는 일부 수의학대학 교수도 있지만 전 세계가 신종플루 백신을 얻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그러한 주장은 별다른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신종플루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자궁암백신도 나와 여성들이 많이 걸리는 자궁암을 예방할 수 있다. 자궁암의 형태가 다양한 만큼 모든 자궁암에 예방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여성들이 많이 걸리는 HPV 16,18형은 90%까지 예방이 가능하다.

특히 성경험이 없는 여성들의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가 높지만 중년 여성에게 투여해도 같은 효과를 볼 수가 있다. 백신은 가다실과 서바릭스 두 제품이 있다. 가격이 고가지만 자궁암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자궁경부암 백신을 투여하는 것이 좋다.

암 백신뿐 아니라 최근에는 에이즈 백신도 개발이 완료돼 시판단계에 있다. 아직 일반인에게 보급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한 번 걸리면 죽는 것으로 알려졌던 에이즈도 머지않아 정복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에이즈 환자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인류를 전염병의 위험에서 구해주고 있는 백신. 그 백신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백신의 종류만큼 새로운 전염병이 증가하고 있다. 인간의 과학과 문명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역사는 여전히 새로운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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