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종교연합(URI-korea) 박남수(천도교 교령) 상임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특별 인터뷰 - 박남수 한국종교연합 상임대표

“글·말로 하는 종교… 실천 부족
 교세 확장만 치중… 반성 필요”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우리나라는 세계인이 인정하는 다종교 사회를 이루고 있다. 다양함 속에서 종교 간 협력을 증진하고, 종교로 말미암은 폭력을 종식시키는 한편 지구와 모든 생명체들을 위한 평화와 정의 및 치유의 문화를 조성하는 비영리민간단체가 있다. 바로 한국종교연합(URI-korea)이다. 박남수(천도교 교령) 상임대표에게서 2014년 갑오년 한해, 종교인의 역할과 평화에 관한 메시지를 들어봤다.

― 종교인이 ‘평화’ 외치지만, 왜 분쟁과 갈등이 발생하나.

세상에는 다양한 종교(종단)가 있다. 각 종단마다 가르침을 경전에 담아 두었다. 그 종교인은 신의 뜻을 따라 가르침을 행하는 신앙을 한다. 종교인은 교회(성당, 법당 등)에서 설교를 한다.

글로 보는 경전이나, 말로 하는 경전은 이 시대 상황에 적절하지 않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경전의 가르침을 제대로 실천하는 종교가 아니었다.글로 보고 말로 하는 종교였지, 행동으로 일상생활을 통한 종교의 역할과 평화의 실천을 하지 않았다. 이 부분이 가장 문제라는 것이다.

예수님이나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심은 그분들의 가르침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매년(종단마다 창시자의 탄신을 축하하며) 예수님과 부처님 등의 말씀을 전하고는 있지만, 종교인(교육자) 자신들도 스스로를 교화시키지 못하고 신의 뜻을 실천하지 못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종교인이 경전의 뜻대로 실천하는 것이 소외된 자, 고통받는 자를 위로하는 길이요, 분쟁과 갈등을 해소하는 해법이다.

― 평화 실현을 위한 종교인의 역할은.

지난해에는 6.25 정전 60주년을 맞아 종교인들이 평화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종교인들은 한반도 통일 곧 남북 동포가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한국 종교계가 (남북) 분단의 아픔을 해소하는 일을 해야 한다. 교역자들은 (이 땅에) 평화의 세계를 이루기 위해서 어떤 행동과 노력을 했을까, 각 종단은 교세 확장에만 치중하지 않았는가, 반성해 본다.

이웃에 대해선 나 몰라라 하고, 교회(사찰)만 성장시키려는 이기주의적 교화 방침이 평화를 이루는 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밖(이웃)을 도와주면 자기 교단이 잘 될 것인데, 그러면 안 되는 줄 알고 있다.

― 2014년 종교인에게 요구되는 자세는.

가르침이 시대에 맞지 않으면 우리는 ‘철을 모른다’라는 말을 한다. 어떤 사람이 일을 잘하면 철이 들었다고 한다. 철이 들었다는 것은 때를 안다는 얘기고, 때를 안다는 얘기는 이치를 안다는 말이며, 이치를 안다는 것은 진리를 안다는 말이다. 갑오년 올해, 교역자는 이 시대에 맞는, 때에 따른 가르침을 주어야 하고 실천해야 한다. (세계평화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 시대에는 경전의 가르침인 평화를 이루는 실천적 자세가 필요하다.

‘당신을 위한 것이 나를 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한국종교연합은 이 땅에 갈등과 분열, 분쟁을 해소하고 평화를 이루는 데 힘써 나갈 것이다. 너와 내가 둘이 아니다.

천도교에서는 ‘오심적여심(네 마음이 내 마음이다)’라는 말이 있고, 인내천 사상에는 ‘인오동포 물오동포(人吾同胞 物吾同胞)’라는 가르침이 있다. 전 세계 모두가 한 동포이며, 자연만물도 서로에게 필요로 한 하나다. 한국종교계 내에 ‘당신의 평화가 나의 평화다’라는 운동이 일어나 평화의세계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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