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촬영한 영상물 공개, 역사적으로도 귀중한 가치 

▲ 84년 전 우리나라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DVD로 출시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84년 전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을 띄고 있었을까. 분단되기 이전 서울을 비롯해 금강산, 원산, 연길 지역에서 민속, 산업, 공예, 명절, 종교 등 여러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은 1925년 독일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엔연합회 총아빠스(대수도원장)였던 노르베르트 베버 신부(Norbert Weber, 1870~1956년)가 한국을 방문해 촬영했던 35㎜ 기록영화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IM LAND DER MORGENSTILLE)’를 DVD로 다시 제작, 출시한 것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이 운영하는 베네딕도미디어가 판권 계약을 맺고 판매하는 이 DVD는 베버 신부가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촬영했던 것으로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우리네 풍경과 풍물을 놀라울 정도로 세밀하게 담고 있어 역사적으로도 귀중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서울과 북한 만주 지역에서의 성 베네딕도회 선교사들의 활동상황도 기록해 교회사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분실됐다가 1977년 독일 베네딕도 수도원 지하실 공사 때 우연히 발견돼 다시 빛을 보게 됐다.

이 영화에서는 턱수염을 길게 기른 채 조랑말을 탄 선교사와 등짐을 지고 함께 가는 한국인 신자, 마당에 모여 물레를 돌리는 아낙네들, 돌담 앞의 너럭바위에 힘차게 떡메를 치고 있는 일가족, 초가집과 기와집, 서양식 3층 건물이 함께 보이는 서울 혜화동수도원 등을 볼 수 있다.

베버 신부는 1911년 처음 한국을 방문한 기록을 4년 뒤에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라는 책으로 출간했고, 두 번째 방문 기간에는 이 책의 내용을 따라 조선의 풍물을 영상에 담은 흑백 무성영화를 만들었다. 책과 같은 이름으로 제작된 영화는 당시 뮌헨 민속박물관 등 남부 독일의 100여 개 극장에서 상영돼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베버 신부가 찍은 영상은 필름 길이만 1만 5000m에 달하는 방대한 기록으로 1911년 안중근 의사가 처형된 직후 안 의사 일가의 사진, 6.25때 완전히 파괴된 금강산 장안사와 1920년대에 파괴된 동소문의 원래 모습 등이 담겨있다. 또 남자수도회로는 한국에 처음 진출한 베네딕도회의 선교지역인 서울, 원산, 연길 지역의 선교활동 모습도 기록했다.

또한 베버 신부는 두 번째 방문 때 겸재 정선의 화첩도 수집해 갔으며, 현재 이 화첩은 2005년 영구임대 형식으로 한국에 반환돼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에 소장돼 있다.

한편, 이번에 출시된 DVD는 118분짜리 원본 무성영화 1장과 해설과 음악을 곁들인 67분짜리 1장 등 모두 2장으로 구성돼 있다.

▲ 84년 전 베버 신부가 촬영한 우리네 정겨운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 지금은 보기 힘든 우리의 생활상이 영상을 통해 펼쳐진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흰 옷을 즐겨입는 우리네 복식생활을 엿볼 수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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