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은 신의 한 수, 그날의 눈물이 안목을 키웠다 (2)
시련은 신의 한 수, 그날의 눈물이 안목을 키웠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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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두(바오터우) 중국 내몽골자치구 중남부에 있는 내몽골 최대도시이자 경제 중심지. 포두는 1730년대 수십 호의 촌락에 불과했다. 그러나 교귀발이 들어와 교역중심지로 개척했고 그의 후손들이 광성공을 개칭한 복성공 및 여러 기업군을 열어 명실공히 중국 최대의 상업문화를 이뤄냈다. (사진제공: 왕인북스 손용식 사장)

창업신화 이뤄낸 불세출의 거상(巨商) 교귀발


◆덕이 있는 자만이 복(福)을 오래 누린다

포두에서 자리를 잡은 귀발은 10여 년 만에 고향을 찾았다. 귀발은 부모님 묘소에서 뜻밖에 과부가 된 금환을 만나게 된다. 금환은 아이를 혼자서 기르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다. 고향을 떠나리라 결심하게 만들었던 여자, 금환. 금환과의 재회는 이 책 내용 가운데 가장 극적인 장면이나 스포일러의 위험 탓에 자세히 말할 수 없다. 어쨌든 귀발은 고향에서 금환과 혼례를 하고 정식으로 부부가 됐다. 또 고향사람들에게 당했던 모욕과 수치를 갚아 주리라 했지만 ‘큰 인물은 소인배의 허물을 탓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그들을 너그럽게 용서하고 더불어 살았다.

귀발은 지독한 가난뱅이였지만 당대 최고의 거상이 됐다. 이 뿐만 아니라 소유와 경영의 분리, 종업원의 이윤분배제, 관리자의 권한과 책임 이양 등 당시로선 획기적이고 선진적인 사업방식을 취했다. 단순히 사업적인 성공을 이룬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과 상인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는 군자상인의 면모를 완벽하게 갖췄다.

그 대표적인 예가 귀발이 사용했던 ‘이상한 저울’이다. 보통은 저울을 속여서라도 적게 주려하지만 귀발은 오히려 저울을 별도로 제작해 손님들이 더 많이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또 부자들이 먹는 최상급 밀가루는 정량으로 팔되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최하급 밀가루에는 최상급 밀가루를 섞어서 팔았다.

친척집에서 노동을 하며 더부살이를 하는 아이들을 보면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고, 고생에 찌든 아낙네의 모습을 보면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힘겹게 사셨던 귀발의 어머니와 혼자서 아이를 키웠던 금환의 생각에 측은한 마음이 절로 생겨났다. 귀발은 돈을 벌 때는 온갖 지혜를 다 짜내서 벌었지만 쓸 때는 누구보다 멋있게 썼다. 직원, 거래처뿐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에게까지 말이다.

한편 귀발은 연이은 성공에 도취해 방심하다 전 재산을 잃다시피 한 적도 있었다. 그때도 자신이 손해를 볼지언정 투자자들에게는 약정 이익금을 배상해주며 끝까지 신의를 지켰고, 그때 쌓았던 신용 덕분에 재기도 할 수 있었다.

교씨 집안에는 ‘장사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면 가정은 황금알을 보관하는 금고다’는 가훈이 있다. 귀발은 “어떤 업적을 이루기도 어렵지만, 그 업적을 지켜나가는 것은 더 어렵다”는 말을 깊이 생각했다. 귀발은 자식들과 손자 교육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또 귀발이 세운 광성공(廣盛公)이라는 대상단 조직의 유지를 위해 상 도리와 관련된 원칙을 붓 끝에 담아 글로 남겼다. 손 사장은 교귀발의 후손들 역시 덕과 선을 베푸는데 인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교귀발의 손자 교치용 때에는 중국 전체 상권의 절반이 진상(교귀발이 태어난 지역 산서성의 옛 이름)에서 주물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후 청나라 말기 서태후가 산서성으로 도망 왔을 때도 자금을 지원하며 의리를 지켰다. 쑨원(손문)이 신해혁명을 일으켰을 땐 자금을 쾌척하기도 했다. 중화민국이 들어서 지주계급이 척결 영순위가 됐을 때도 귀발의 사람들은 피해를 입지 않았고 오히려 등용됐다. 나라에서도 의로운 부자라 보호해줬다. 교귀발의 후손들은 현재까지도 금융계에서 일하거나 학자가 되는 등 크게 번창해왔다.”

결핍은 사람을 만든다. 간절한 자가 상황을 지배한다. 교귀발은 격한 시련과 실패 속에서도 꿈을 저버리지 않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신의를 저버리는 일도 하지 않았다. 뛰어난 사업수완과 열정, 그리고 그가 가진 재주만큼이나 넓은 도량으로 200여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모범 상인이자 최고경영자로서 귀감이 되고 있다.

박미혜 기자 mee@newscj.com

광성공의 총칙

1. 사물은 생명을 다하면 변하고, 변한 후에는 서로 통하게 마련이며, 이는 오랜 세월 유지된다.
2. 인의예지신은 인륜의 기본이고, 의식주행용은 장사의 근원이다. 인륜의 기본을 따르면 사람이라 할 것이요, 장사의 근원을 지키면 상인이라 할 것이다.
3. 상인이 장사를 선택하는 것은 여인이 남자를 선택하는 것과 같으니, 한 번 잘못 내린 결정은 오랜 세월 괴롭힐 것이요, 한 번 잘 내린 결정은 나중까지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4. 지리적인 이점은 물과 같고, 점포는 배와 같다. 물이 차면 배는 떠오르게 마련이니 좋은 자리를 택하는 것은 호랑이에 날개를 다는 것과 같다. 물이 흐르는 곳에 우물을 파야 물이 차듯, 돈이 흐르는 곳에 점포를 세워야 흥성할 수 있다.
5. 덕이 있는 가운데 취하는 이익은 더욱 클 것이요, 의를 지키는 가운데 취하는 이익은 더욱 오래갈 것이다.
6. 장사의 도는 박리다매, 서로가 만족해야 오랜 세월 지속된다.
7. 신의를 중시하라. 이익이 상인의 피라면, 신의는 상인의 목숨이다.
8, 세상이 변하면 이치도 변하는 법. 시기를 잘 살펴 새로운 세상,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낸다.
9. 후학 양성에 힘쓴다. 장강도 뒷물결이 앞물결을 끊임없이 밀어내기에 흐르는 것, 인재를 양성해야 사업은 후대까지 흥성한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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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eejirerr 2014-01-25 23:36:53
참으로 멋지고 아름다운 경영의 본이 되네요

wltjs907 2014-01-25 22:31:59
‘장사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면 가정은 황금알을 보관하는 금고다' 아마 모든 일에 적용되는 말인듯합니다. 좋은 글 읽고 가네요.

한수연 2014-01-25 22:07:37
성공하는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걸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