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이집트 시민혁명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해 이집트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4일(현지시각) 이집트 수도 카이로 도심 안팎에서 3차례 연쇄 폭탄 공격이 발생해 최소 5명이 숨지고 90여 명이 부상했다. 이 날은 이집트 시민혁명 발발 3주년을 하루 앞둔 날로, 이번 테러는 지난해 7월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군부에 축출되고 난 뒤 카이로에서 발생한 최악의 폭탄 테러다.

혁명 3주년이 되는 25일에는 이집트 전역에서 동시다발적 정치 집회·시위가 예고돼 있어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당국은 테러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과 메나통신에 따르면 이날 첫 번째 폭발은 오전 6시 15분께 카이로 경찰청 청사 앞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자살 차량 폭탄 공격에 의한 강력한 폭발로 경찰관 3명을 포함해 최소 4명이 사망하고 76명이 다쳤다. 또 인근의 이슬람박물관 건물 외곽도 심하게 파괴됐다.

첫 폭발이 일어난 몇 시간 뒤 도키 지역의 지하철역 인근에서도 폭발물이 터져 경찰관 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세 번째 폭발은 카이로 외곽 기자의 탈비야에 있는 경찰서 주변에서 발생했지만, 인명 피해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는 첫 번째 폭탄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트위터에 “이번 폭발은 억압적이고 신뢰할 수 없는 정부군에 대항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쇄 폭탄 공격이 이뤄지자 이집트 당국은 주요 정부기관과 도로 곳곳에 군경 병력과 장갑차를 배치하고 경계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시민혁명 3주년을 맞는 25일에는 경찰력 26만 명을 동원해 군과 합동으로 치안활동을 강화하고 공항로, 주요 간선도로 곳곳에 임시 검문소를 운영키로 했다.

한편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무슬림형제단을 주축으로 한 군부 반대파는 25일부터 무바라크 퇴진 3주년이 되는 내달 11일까지 군부 반대 시위를 지속적으로 벌이기로 해 군경과 유혈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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