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징악의 교훈 이루어지는 때
악의 편 서지 말고 선의 편 서야
진리와 정의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도래한 이 시대는 무슨 시대라 해야 할까. 한마디로 선이 악을 이기는 시대요, 악을 멸하고 영원한 선의 세계가 열리는 시대라 한다면 참으로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지금까지는 악이 선을 이김으로 모든 만물이 허무한 데 굴복당해 살아올 수밖에 없었다면, 이제는 그 악의 기운이 쇠하여 없어져 가고 있음을 깨닫게 하고 있다.

그래서인가 예부터 권선징악(勸善懲惡)’이란 교훈이 구전되어 왔는데, 이 권선징악은 중국 노()나라 때 군자(君子)가 말한 것으로부터 유래됐으며, ‘흥부전콩쥐팥쥐‘ ’장화홍련전등 우리 국문학을 통해서도 늘 교훈으로 우리와 함께했으며, 언젠가 그러한 세계가 이루어질 것을 소망하게 한 예언적 의미를 지니고 있었음을 알게 한다. 그리고 그 예언은 이제 때가 되어 현실로 우리 앞에 나타나고 있으나 아무도 이 시대를 느끼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번엔 지난 세대를 성서적 측면에서 고찰해보며 오늘의 현실을 진단해보자.

약 이천 년 전 유대 땅에 오신 예수는 당시 하나님을 잘 믿고 있다고 자고하던 유대 종교지도자들과 유대인들을 향해 시대를 분별치 못한다고 질책했으며, 또 옳은 것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한다고 책망한 사실이 있다. 그 당시도 악이 극성을 부렸고, 악의 주체가 된 종교는 다수의 권력이 되고 돈과 명예를 좇는 부패와 타락의 선봉이 됐다.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선한 이가 없느니라(18:19)”고 하신 말씀과 같이, 선하신 하나님이 아들을 육체로 보내시고 그와 함께 악을 멸하고 선한 세상을 만들어 갔으나, 시대는 이를 받아들이지를 못하고 결국 십자가에 못 박고 말았으니, 못 박은 장본인은 바로 하나님을 잘 믿는다고 자고하던 선민이었다. 심지어 화 있을찐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는 천국 문을 사람들 앞에서 닫고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 하는 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도다(23:13)”는 말씀과 같은 종교상황이 발생하고 만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그러나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 하시니라(18:8)”는 말씀처럼 오늘날도 다르지 않다. 그렇다 할지라도 악은 쇠하여져 없어질 것이며, 오직 화평만이 남을 것이다. 결국 이 시대는 쇠하여 없어지는 악을 좇지 않도록 깨달아 분별력을 가져야만 한다.

이쯤에서 옛 얘기 한번 나눠보자. 그 옛날 조선 후기의 대표적 사상가이자 실학자였던 정약용은 천주교도라는 이유로 1801(순조 1)에 발생한 신유사화에 연루되어 같은 해 11월 낯선 땅 강진으로 유배되어 갔을 때, 주막집 단칸방을 사의제(四宜濟)’라 부르며 거처로 삼아 지낸 지 5년째인 1805년 어느 날, 우울한 마음을 달래고자 백련사로 향한다.

그는 그곳에서 둘도 없는 벗을 만나게 되니 혜장선사다. 혜장은 정약용의 고매한 인품과 학식을 알아보고, 주역과 실학 배우기를 자처했고, 정약용은 혜장을 통해 차()를 배우고, 나아가 차를 핑계로 혜장의 높은 학식과 불심을 배우며 서로는 서로에게 벗을 넘어 스승이 되었다. 이후 정약용의 외가인 해남 윤씨의 주선으로 강진 귤동마을 산언저리에 다산초당을 마련하게 된다. 그리고 남양주의 본가로 올라오기 전까지 약 10년을 다산초당에서 지내게 되며, 그 유명한 목민심서와 흠흠심서 등 수많은 저서를 찾아 온 제자들과 함께 집필한다. 이 때 야생차와 야생화 그리고 대나무와 동백 숲으로 우거진 오솔길은 다산과 혜장을 이어주는 오작교였다.

이 얘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뭘까. 사상과 이념과 종교를 뛰어 넘어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며 받아주고 배우려는 자세, 그것은 서로에게 행복이요 기쁨이요 설렘으로 승화됐으며, 이는 곧 종교와 인류의 최대가치라 할 수 있는 화평이요 평화를 이루는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며, 반목과 질시, 편견과 편향에 갇혀 사는 이 세태를 향해 경종을 울리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교훈으로 다가옴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두 사람의 이 같은 연정의 싹은 진리를 찾고 깨닫고 얻으려는 고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해본다면, 오늘날은 진리 대신 진리를 명분삼아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려는 강퍅함에서 비롯됐음을 어렵잖게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악이 쇠하고 선이 지배하는 세상이 올 수밖에 없었던 데는, 악이 성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그 악의 실체가 드러남으로 말미암았음을 깨달아야 한다. 참이 아닌 거짓의 실체가 드러났으니 누가 참을 알고도 거짓을 따라 가겠는가, 이것이 바로 만고불변의 이치인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 앞에 펼쳐질 세상은 진리의 세계요 영원한 선의 세계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 죽더라도 거짓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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