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이 17일 부산 벡스코에서 첫 자서전 '일하는 사람이 미래를 만든다' 출판기념회를 열고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서청원·김무성 대리전에 ‘미래권력’ 눈치보기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여권 내 부산시장 후보 경쟁이 불붙었다. 예상후보들의 출마 선언과 출판기념회 등이 잇따르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세 불리기에 시동을 건 형국이다.

그동안 부산시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서병수 의원은 지난 17일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행사 장소인 부산 벡스코는 서 의원의 지역구인 해운대구에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방문했던 곳이기도 하다. 분위기는 뜨거웠다. 이른바 ‘원조 친박’으로 불리는 서청원 의원, 이인제·정몽준 의원 등 당 핵심 인사가 대거 몰렸다. 참석자만 해도 수천 명에 이를 정도. 출판기념회라기보다는 선거 출정식에 가까웠다는 후문이다. 서 의원은 이 자리에서도 부산시장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서 의원 관계자에 따르면 그의 공식 출마 선언 시기는 2월께로 예상된다.

당에서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박민식 의원도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박 의원이 슬로건으로 내세운 것은 부산의 변화. 그는 지난 7일 출마 선언에서 “변화 그 이상, 1천만 부산시대를 열겠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변화에 대한 부산시민의 열망을 자신에 대한 지지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산시장 레이스는 아직 시작단계다. 다른 후보군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이진복 의원과 유기준 의원, 설동근 동명대 총장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여권 인사로 알려진 권철현 전 주일대사도 후보군 중 하나다.

눈길을 끄는 것은 원외인사의 돌풍이다.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권 전 대사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두 인사의 지지율이 서 의원 등 당내 인사보다 오히려 앞선 것으로 나타난 일부 여론조사 결과는 부산 정가를 술렁이게 했다. 서 의원은 이런 여론조사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이 오랫동안 부산에서 활동했던 만큼 현재 시점에선 지역 인지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부산시장 선거는 특히 새누리당의 당권경쟁 구도와 맞물려 눈길을 끈다. 서 의원과 박 의원 간 대결구도 이면엔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의 경쟁구도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친박 핵심인 서 의원은 서청원 의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서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또 다른 당권주자인 김무성 의원과는 19대 공천 문제로 한동안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기도 했다. 반면 김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박 의원은 서청원 의원과 각을 진 형국이다. 지난해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 당시 서청원 의원 공천에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다.

문제는 부산지역의 국회의원들이다. 서 의원과 박 의원 두 사람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미래권력’과의 관계가 설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처럼 당권경쟁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에선 선뜻 누구를 부산시장 후보로 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권경쟁과 부산시장 후보 경쟁이 동시에 달아오르면서 부산 정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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