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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모바일 게임 중독 27.5%… 그중 40% 청소년
청소년 10명 중 5명, 수시로 게임 즐겨
학생들 “마땅히 할 것도 없고 재미있어서”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송지혜(가명, 18,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 양은 항상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있다.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틈나는 시간마다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게임을 하기 때문이다. 방과 후, 저녁 식사 전‧후, TV 시청, 자기 전에도 쉬지 않고 게임을 한다. 스마트폰으로 게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쇼핑, 웹서핑 등을 하는 시간은 보통 3시간이 넘는다. 송 양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마땅히 할 것도 없고 (게임이) 재미있어서”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부모는 딱히 별말이 없다.

손경녀(36, 여, 경남 창원시 마산회 원구 양덕동) 씨는 요즘 10살짜리 아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방학 기간 이라 집에 있는 아들은 시도 때도 없이 모바일 게임을 하겠다며 스마트폰을 달라고 조른다. 손 씨의 아들은 안주면 달라고 떼를 쓰거나 쫓아다니면서 보챈다. 시간을 정해서 하라고 말했지만 몰래몰래 게임을 하는 아들을 이길 도리가 없다. 게임을 하면서부터 아들의 성격이 신경질적으로 변했다. 손 씨는 가뜩이나 시력이 안 좋은데 모바일 게임을 오래 해 더 안 좋아질까 걱정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모바일 게임을 대체할 놀이가 없다는 게 손 씨의 말이다.

이처럼 하루 1시간 이상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10대 청소년들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10대 이하 청소년 10명 중 4명은 하루 1시간 이상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등 스마트폰 게임 중독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은 지난 달 13일부터 16일까지 4일간 모바일 게임 이용자 200명(10~50대 각 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분석한 ‘모바일게임 이용행태 및 유료결제 현황 보고서’를 13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시간 이상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는 27.5%였다.

하루 1시간 이상 모바일 게임을 즐긴 응답자 중 40.0%가 10대 이하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많았다. 10대 이하 이용자를 게임이용시간대별로 나눠보면 2시간 이상이 10.0%, 1~2시간이 30.0%, 30분~1시간이 22.5%, 10~30분이 27.5%, 10분 미만이 10.0%로 나왔다. 청소년 모바일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요구된다.

또 응답자의 50.5%는 ‘특정 시간대에 얽매이지 않고 시간이 날 때마다 수시로 게임을 한다’고 답했다. 이는 높은 집중도를 요구하는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틈틈이 시간이 날 때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수치다.

이외에도 ‘저녁 식사 후 취침 전 시간(오후 8시 이후)에 이용한다’가 21.0%, ‘점심시간(오전 12시~오후 1시)에 이용한다’가 9.0%, ‘퇴근 시간 (오후 6~8시)에 이용한다’가 8.5%, ‘출근 시간(오전 6~9시)에 이용한다’ 가 7.5%, ‘오후 일과 시간(오후 1~6시)에 이용한다’가 2.5%, ‘오전 일과 시간(오전 9시~정오) 중에 이용한다’가 1.0%로 나왔다.

이창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온라인 게임이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넘어왔다”며 “모바일 게임은 혼자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많다. 아무래도 학업에 지장을 줄 수 있고 가족과 대화가 단절되는 등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하지만 적절한 시간 게임을 해 성적이 오른 사례도 있다. 자녀가 취미생활 하는 정도로 게임을 즐긴다면 오히려 좋은 영향을 끼친다”며 “자녀가 게임하는 시간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게임시간 선택제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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