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산업단지협회 한금태 회장 인터뷰

▲ 대전산업단지협회 한금태 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낙후 산업단지 재개발이 이뤄진다. 70년대 지어진 대전산업단지가 첫 번째 대상이다.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니만큼 고려할 사안들이 맞물린 가운데 산업단지 내 입주업체들의 입장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입주업체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대전산업단지협회 한금태 회장을 만났다. 그는 대전산업단지가 성공적인 재개발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지자체에서 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로 납세하는 기업의 세금을 지자체로 일부 돌려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대전산업단지 재개발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하는 낙후산업단지 재개발이기 때문에 이는 우리나라에서 오래된 산업단지를 재개발하는 데 표본이 될 것이다.


재개발에 대한 업체들의 태도는 어떠한가?
입주된 기업들이 지역주민과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입주된 기업들은 대부분 보상비용이 나오면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부지비용만을 갖고 이 문제가 다뤄지고 있지만 기업들은 기존 건물을 처리하는 비용과 신규건물을 세우고, 설비를 이동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이러한 부분은 대책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 이것을 어떻게 커버해 줄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건이다.

이것은 중앙정부에서 보조를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재개발비용이 보상되지 않으면 기업들은 움직일 수가 없다. 영세 기업도 많다.


대전산업단지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인상이 나쁘다. 이유가 무엇인가?
대전산업단지 환경문제에 대한 지적이 많은데, 환경문제는 대부분 영세 사업장 때문에 벌어진다. 물건을 만들어서 납품하고 근근이 먹고 사는 입장에서는 환경문제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이 때문에 주민들에게 전체 기업에 대한 나쁜 인상을 심어주고 있지만 이 영세업자들을 무조건 이전하라고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이전 후 환경설비 등을 갖추는 데도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중앙정부가 꼭 지원을 해 줘야 하는 당위성이 있는 것인가?
중앙정부는 사실상 기업의 수익 중 75%에 달하는 막대한 자원을 세금으로 거둬간다. 그렇다면 중앙정부도 이번 재개발 사업에 기업들을 투자하는 목적으로 지원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국세의 99% 이상이 기업에서 나온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단지 기업들은 80%이상을 세금으로 내고 있다.

사실상 전남 무안에 중국 산업단지가 들어서는 데 국가가 50%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외국기업이 들어서는 것에도 지원하는데 우리나라의 낙후된 산업단지를 재개발하는 것에 지원은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정부가 기업들에게서 세금을 가져가려면 기업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고 세금을 가져가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기업이 곧 국가인데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향후 발전된 기업을 통해 더 많은 세금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기업에 투자하면 매출이 늘고, 고용이 증대되니 국가도 타산을 놓을 줄 알아야 한다. 다행히 이번 정부는 경제에 밝은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중이기 때문에 기업의 구조를 잘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를 갖고 중앙정부와 대통령까지라도 만나 이야기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대전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기업은 어느 정도나 되나?
대전산업단지내 입주해 있는 기업은 약 190여 개다. 적은 숫자가 아니다. 자기 공장을 갖고 있는 기업이 90여 개, 세 들어 있는 공장만 해도 100여 개에 달한다.


기업과 지자체와 공생의 관계를 갖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진정한 지방 자치제를 위해서는 지역에 위치한 기업이 중앙 정부에 내는 세금의 20%를 지역자치에 낼 수 있도록 정부에서 방침을 내려줘야 한다.

지자체에서 중앙정부로 거둬진 세금을 다시 지자체로 할당 받기 위해서 들이는 지역 공무원들의 시간과 노력은 불필요한 것이다. 진정한 지자체를 위해서는 이러한 부분부터 해결돼야 하지 않을까.

현재 지자체들은 기업이 들어서는 것에 무관심이다. 오히려 관할 공무원들은 더 할일이 많아져 귀찮기도 할 것이다. 기업이 들어오게 되면 환경 문제와 지역 주민들과의 문제 등이 산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들이 세금을 지자체에 낸다면 지자체들도 서로 기업을 유치하려 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경쟁이 붙어 기업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지자체 간 운영능력에 따라 지역 발전 수준이 차이가 나게 되고, 지자체 간 경쟁도 일어날 것이다. 지자체장의 능력에 따라 지자체의 발전도 달라질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분권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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