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음식에는 아름다운 그릇이 있어야 한다”는 중국 속담이 있다. 이렇듯 음식과 그릇은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어 중국의 긴 역사 속에서 그릇의 발전과정이 중국 고대음식문화를 밝혀내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부산박물관은 신석기시대 이래 명·청대까지의 요리 및 차 등을 담은 그릇을 한자리에 전시해 중국 음식문화의 역사를 알아보는 ‘중국국가박물관 명품그릇전’을 마련했다.
전시유물은 중국국가박물관 소장 명품 그릇 174점이고, 전시기간은 9월 15일~11월 15일까지다.
전시내용은 크게 4개의 주제로 구성했다.
제1부는 신석기시대 ‘최초의 그릇’을 주제로 토제 식기와 채색토기 등을 전시해 신석기시대 처음 등장한 그릇의 종류와 형태를 소개한다.
신석기 시대에는 중국요리법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새로운 취사도구 ‘시루’가 출현해 음식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다준다.
동진숙 전시회 담당자는 “음식을 찔 수 있는 시루의 발달로 죽 형태의 음식이 떡의 형태로 바뀌어 전보다 더 많은 여가 시간을 누릴 수 있게 됐다”며 “요리의 변화가 사람의 생활도 바꿔놓는다”고 설명했다.
제2부는 하, 상, 주-전국시대 ‘청동기의 융성기’로 이 시기는 중국 요리 역사에서 음식생활의 격식이 마련되고 곡물을 위주로 하며 과일, 고기, 채소를 보조로 하는 식사구조인 주부식 체계가 형성된다.
또 중국 청동기의 전성기로 예기(禮器)가 대부분이며, 서주시기 그릇에는 조상을 공경하는 명문이 남아 있다.
전국 시대에는 가볍고 실용적이며 아름다운 칠기 식기가 유행했는데 특히 초나라에서 가장 성행했다.
제3부 진한-남북조시대 ‘그릇의 기술적 통합기’에서는 진과 한의 국가통일, 실크로드 개통, 위진 남북조의 민족융합이 당시 음식상황을 크게 변화시키고 풍요롭게 한 것을 알 수 있다.
제4부에서는 수당-명청시대 ‘그릇의 혁명적 변화기’로 이 시대의 자기나 남도번회도와 같은 그림 등을 통해 이때가 중국음식문화가 가장 발전한 단계임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1972년 신강 투루판, 아스타나 당묘에서 출토된 ‘과자와 만두’는 당나라 사람들이 직접 먹은 것으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실물로서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유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