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존처리된 선박부재. (사진출처: 연합뉴스)

김해 봉황동서 출토된 선박부재 통해 대왜교역과 해상활동 엿봐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철의 나라’로 불리며 삼국시대 철기문명의 핵심이었던 가야.

가야는 일찍이 일본과의 교역으로 활발한 해상활동을 펼쳤다. 철기문명의 발달은 가야의 외교 뱃길도 열어주었다.

왕성한 해상활동을 펼친 4세기 무렵의 가야를 엿볼 수 있는 매우 특별한 유물이 그 베일을 벗었다.

지난 9일 (재)영남문화재연구원은 (재)동양문물연구원의 의뢰를 받아 김해 봉황동 119-9번지 유적에서 출토된 선박부재 보존처리 결과 4세기 가야선박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가야선박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그동안 기록상으로 왜(일본)와 활발한 교역활동을 펼쳐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 실체인 선박이 출토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출토된 이번 가야선박의 선박부재는 김해 봉황동 남서쪽 사면에서 발견됐다. 발굴조사에서 조선․고려․삼국시대 고상건물지 2동과 목책 및 목주열, 수혈 등의 유구도 확인됐다.

특히 삼국시대 문화층 아래에 조개무지가 형성된 층에서 토기와 노, 선박부재 등이 출토됐다.

출토된 선박부재는 지난 2012년 7월부터 보존처리에 들어가 2013년 12월 약 18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취약해진 목재유물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PEG#3350을 10%~45%까지 각 농도를 단계적으로 높여 약 8개월 동안 목재 세포 내부에 존재하는 수분을 PEG로 교체했다.

건조는 진공동결건조기를 이용해 안정적으로 진행했으며 접합 및 복원 등의 과정을 거쳐 원형으로 보존처리를 완료했다.

보존처리가 완료된 선박부재는 길이 390㎝, 폭 32~60㎝, 두께 2~3㎝의 대형목재 유물이다.

앞면부에 일부 문양과 쐐기․쐐기홈이 존재하고 한쪽 끝 부분은 다른 부재와 결합할 수 있도록 가공돼 있다. 뒷면에는 2곳의 결구부가 확인됐다.

▲ 발굴 당시 선박부재. (사진출처: 연합뉴스)

그동안 가야 및 삼국시대 배모양 토기와 비교해본 결과 발견된 선박부재는 실제 선박의 선수 측판 상단부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한쪽 끝 부분은 다른 부재와 결합할 수 있도록 가공돼 있어 최소 2~3개 이상의 측판이 결합됐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선박부재의 길이는 약 4m이므로 실제 선박 길이는 최소 8m에서 15m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이번 선박부재 연구에서는 매우 특별한 사안이 발견됐다.

바로 선박부재에 사용된 나무가 녹나무와 삼나무라는 점이다. 녹나무는 난대성 수종으로 중국와 일본에 많이 자라고 국내에는 남해안 일부 지역과 제주도에서 자란다.

삼나무는 세계적으로 1속 1종으로 존재하는 일본산이 고유수종이다. 또 삼나무는 일본에서 선박건조에 흔히 이용되는 수종으로 출토된 가야 선박부재가 사용된 배는 일본에서 건조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선박 자체가 일본 선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삼나무가 현재는 한반도에서 자라지 않지만 울릉도 등지에서 자생했다는 기록이 있어 왜 선박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출토지인 김해 봉황동 유적지는 금관가야의 중심지로 추정돼 과거 유적이 입지한 환경이 항구의 역할을 했을 것으로 영남문화재연구원은 보고 있다.

또 선박부재의 방사성탄소연대측정결과 3~4세기의 것으로 확인돼 당시 가야와 왜의 활발한 무역활동을 뒷받침하는 유물로도 볼 수 있다고 영남문화재연구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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