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익 정치평론가

 
인간에 대한 측은지심을 갖는 것은 사람의 도리이다.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현실을 보고 있다. 정치적으로 약자이거나 경제적으로 약자인 사람들에게 가진 사람들이 따뜻한 눈길을 보내고 그들의 손을 잡아주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주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보수주의자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측은지심과 자비심을 가져야 진정한 보수주의자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고 관심을 받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가 도처에 널려있다. 나이가 들었거나 능력이 부족해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없이 빈곤과 질병에 시달리며 연명해 나갈 수밖에 없는 국민들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들은 자포자기를 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무조건적인 사회비판세력이 되기도 한다.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법은 교육을 통해서 가능한 일이고 환경의 변화를 통해서도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개인의 자질과 능력으로 삶의 질을 결정하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의 국민이면 모든 삶의 질이 자기 책임 하에서 결정이 되는 것이다.

교육을 받고 서로 경쟁하고 자신의 능력과 적성에 따라 일을 찾아야 하고 혹여 능력과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게 되는 경우라도 사회적 요구나 필요에 따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아무나 사업해서 성공할 수도 없고 아무나 공직에 오를 수 없으며 아무나 회사의 최고 경영자로 오를 수도 없다. 누구나 자신의 분수대로 살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과욕을 부리다가 실패하는 사람이 있고 사치와 허영을 부리다가 망하는 사람도 있고 도박과 쾌락에 빠져 패가망신 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다시는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 새롭게 도전하기도 한다. 능력을 과신하다가 실패하는 사람들은 본분과 분수를 한번 돌아보아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실패를 남의 탓으로 돌린다든지 체제나 정부의 탓으로 돌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것이 자기 책임 하에 생기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부정적인 사고의 기류가 팽배해 가고 있다. 사회가 이념적으로 편이 갈라지고 있고 지역감정은 나아질 줄 모르고 노소의 갈등과 대립이 심화되고 있음을 우려한다.

자칭 진보주의자들은 보수주의자들을 배격하고 평등사회를 꿈꾸면서 스스로를 양심적인 국민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이들의 등장으로 보수주의자들이 경각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니 다행스러운 면도 있다. 보수주의자들은 좀 더 여유롭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 외면하고 자신이나 자신들의 혈연만 아는 이기주의로 빠진다면 보수주의의 위기가 오게 되고 더 나아가 자본주의의 위기가 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미국의 자본주의가 지탱해 오는 동력은 다수 국민의 자비와 봉사와 헌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IMF의 관리부터 시작해서 작금에 이르기까지 우리 경제는 한동안 고통의 시기가 있었고 사회는 중산층이 붕괴되어 소득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일자리가 축소되어 고용의 불완전이 심화되었다. 자동화로 인하여 일자리는 줄고 사람이 하는 일에 컴퓨터가 장착된 기계가 대신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일자리나 소득이 과거보다 현저히 줄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 엄중함에도 자존감은 높아서 3D업종이나 제조업에는 취업을 꺼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계부채는 늘어나고 교육비는 상승하고 가정경제가 심하게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함에도 소비는 늘어나고 해외여행은 증가하고 있으니 획기적인 경제성장이 없으면 상황은 악화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공기업은 경영개선의 노력에 미흡하고 개혁이나 구조조정에는 반발하고 있으니 정부가 칼을 빼들지 않고는 해결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 노조는 집단이기주의에 빠져있고 자신들의 기득권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듯이 비장하게 투쟁을 선언하고 있으니 사회질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공권력은 물러 터져서 노동계와 좌파시민단체의 눈치 보기에 바쁘고 과잉진압의 오명을 쓸까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가의 근간을 지키고 지탱하는 힘은 다수의 국민의 힘에서 나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다수의 보수주의자들이 있기에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본다. 소수의 수구적인 진보주의자들의 주장과 투쟁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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