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오후 국회 의정관에서 '개헌추진 국회의원모임'과 '소통과 상생을 위한 헌법연구모임' 주최로 열린 '개헌 추진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의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잠잠하던 개헌 논의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여야 국회의원 120여 명으로 구성된 ‘개헌추진 국회의원모임(개헌모임)’이 지난 27일 국회 의정관에서 워크숍을 개최하고 개헌 논의에 불을 붙이면서다.

개헌 전도사로 불리는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이날 “개헌모임에서 내년 1월부터는 개헌안을 발의할 각오를 가지고 있다”며 의원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 의원이 이끌고 있는 개헌모임은 ‘분권형 대통령제’를 지향하고 있다. 이른바 ‘87년 체제’로 불리는 대통령직선제를 골자로 한 현행 헌법이 실제 개헌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헌법에 따르면 개헌 발의 요건은 국회 재적 의원 과반인 15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개헌모임에는 새누리당 56명, 민주당 59명, 정의당 1명 등 116명의 여야 의원이 동참하고 있다. 앞으로 34명의 의원이 가세하면 국회는 자체적으로 헌법 개정안을 제출할 수 있게 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통령에 권력이 집중되는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하지만 개헌 논의는 매번 수포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개헌 발의 및 국회 의결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5선의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주도하는 ‘대한민국 국가모델 연구모임’은 최근 개헌 토론회를 열고, 당내 개헌에 대한 불씨를 던져 놓은 상태다.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여야가 이미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하더라도 의원내각제ㆍ4년 대통령 중임제ㆍ분권형 대통령제 등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 아직 일치된 의견이 없어 실제 개헌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도 박 대통령의 개헌 의지 여하에 달려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집권 후 4년 중임제 개헌을 언급하는 등 국민공감대를 전제로 개헌 추진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용의 정략적 접근이나 내용과 결론을 미리 정해놓은 시한부 추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어온 만큼 박 대통령이 개헌에 대해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박 대통령은 올해 개헌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경제가 어려운데다 남북관계가 불안한 점을 우려해서다. 개헌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정치권은 물론 전 사회의 관심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게 불 보듯 뻔한 만큼 공론화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략적인 접근을 꺼리는 박 대통령이 개헌 시점을 미룰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 자신 역시 권력집중과 레임덕 등 현행 5년 단임제의 폐단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만큼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개헌 논의에 참여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같은 점들을 감안할 경우 개헌 논의는 내년 6월 지방선거 후에 본격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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