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은 조계사로 은신한 철도노조 조합원들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조계사 극락전 앞에 모여든 취재진. ⓒ천지일보(뉴스천지)

조계사 극락전서 신변 보호… “갑작스레 찾아와 죄송”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경찰의 지명수배를 받은 박태만 전국철도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조계사로 피신한 가운데 조계종이 이들을 내몰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25일 조계종은 조계사로 은신한 철도노조 조합원들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공권력을 피해 들어온 조합원들을 내몰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조계종 측은 “조합원들이 조계사에 머무는 동안 신변을 보호할 것”이라며 “이번 사안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종은 발전노조와 촛불집회 수배자 등이 조계사에 들어왔을 때도 한 번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또 장기간 농성에 따른 천막과 숙식을 제공하는 등 종단에 도움을 요청한 이들이 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보호해 왔다.

조계종 관계자는 “철도노조 조계사 피신은 사전 협의가 없이 이뤄진 것”이라면서 “조계종이 철도노조 조합원들의 신병과 관련해 정부 또는 경찰과 협의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전의 여러 사례가 있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억지로 내보내거나 불편하도록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철도노조 조합원들은 조계사 극락전 2층에 머물고 있다. 조계사 측은 “현재의 추위상태로는 야외천막에서 머무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극락전에 당분간 머물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날 밤 조계사 경내에서 기자회견을 연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 등 조합원은 “조계종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갑작스럽게 찾아와서 죄송하다”며 “정부, 관계기관과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조계종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오전에는 성공회 신부들이 조계사를 방문해 철도노조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한편 경찰은 조계사 주변에 사복 체포전담반을 비롯해 300여 명을 배치하고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