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스·택시 기사 폭행현황(자료출처: 경찰청)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지난달 18일 대구 수성구 범물동에서는 한 승객이 목적지를 재차 물어봐서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택시기사의 얼굴과 목 부위를 수차례 폭행했다.

#지난 13일 경북 김천에서 50대 남성이 “뒷자리에 가서 앉으라”고 했다는 이유로 버스기사의 얼굴을 때리고 멱살을 잡는 등 폭행했다. 다행히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30여 명은 다치지 않았으나 버스는 도로변 주택 담벼락을 들이받고 멈춰 섰다.

#9월 9일 오후 술에 취한 승객이 남양주 시내 한 아파트 단지에 도착한 뒤 돈을 내라는 택시기사의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주먹과 발 등으로 폭행했다. 당시 쓰러지면서 머리를 다친 택시기사는 3일 만에 숨졌다.

이처럼 승객으로부터 폭행당하는 시내버스와 택시 기사의 수가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운전 중인 기사를 폭행할 경우 교통사고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최근 경찰청에 공개 청구해 제출받은 ‘버스 및 택시기사 운전 중 폭행현황’에 따르면 올해 1~10월 운전자 폭행 건수는 2963건에 달했다. 운전자 폭행 건수는 2010년 3883건, 2011년 3614건, 2012년 3578건으로 해마다 줄고 있지만 크게 나아지고 있지는 않다.

이를 광역시도별로 보면 서울과 경기도, 부산, 대구 순 등으로 많았다. 서울에서는 2010년 1460건, 2011년 1363건, 2012년 1280건, 2013년(1~10월) 953건이 발생했다.

올해는 연말 행사나 모임이 많은 11~12월이 집계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매년 1000건 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다음으로 많은 경기도의 경우 동일 기간 780건, 725건, 741건, 560건으로 집계됐다. 부산에서는 394건, 340건, 354건, 273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대부분이 불구속 조치되는 등 처벌 정도가 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만 보더라도 검거된 1001명 중에서 구속된 사람은 6명에 불과하다. 시내버스의 경우에는 승객의 폭행행위로부터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해 운전석에 투명 격벽을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으나 택시의 경우에는 논의만 되고 있을 뿐이다.

20일 서울 홍대 근처에서 손님을 태우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한 운전기사(60, 남)는 “예전보다 나아지기는 했으나 사고는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만큼 택시에도 격벽이 설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또 다른 택시 기사는 “‘승차 거부’ 논란 때문에 다 태우는 편이지만 만취한 승객은 혹시 몰라 태우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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