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김영복 원장

북한에서는 평양비빔밥과 해주비빔밥이 유명하다. 평양비빔밥은 볶은 쇠고기와 갖은 야채를 밥 위에 얹어 내는 것으로 남한의 비빔밥과 별 차이가 없다.

평양과학백과종합출판사에서 펴낸 <조선의민속전통> ‘식생활편’에 보면 “해주의 별식으로 해주교반을 만들어 먹었는데, 반드시 수양산고사리와 황해도 지방에서 나는 김을 구워서 부스러뜨려 섞는 것이 특징”이라고 기록돼 있다.

해주교반의 조리법을 보면 ‘밥을 고슬고슬하게 지어 참기름으로 버무린 다음 돼지비계를 잘게 썰어 프라이팬에 볶아 기름을 낸 다음 참기름으로 버무린 밥을 다시 볶아 소금으로 간하여 그릇에 담는다. 돼지고기는 양념에 재었다가 기름에 볶으며 미나리, 시금치, 콩나물, 도라지는 간을 약간 맞추어 볶아내며 닭알은 얇게 지져 실오리처럼 썰며 다시마는 튀겨낸다. 밥 위에 나물의 색을 맞추어 올려놓은 다음 가운데에 고기볶음을 놓고 후춧가루를 약간 뿌려 실고추, 실닭알로 고명해 맨 위에 다시마 튀기를 얹는다. 뜨거운 장국물, 나박김치, 고추장을 곁들여 낸다’고 한다.

1925년 최 영년(崔 永年)이 쓴 <해동죽지(海東竹枝)>에도 해주교반(交飯)이 나온다.

해주교반의 조립법을 보면 ‘고기는 양념에 재웠다가 기름에 볶으며 미나리, 시금치, 콩나물, 도라지는 간을 약간 맞추어 복아 내며 닭알(계란)은 얇게 지져 실오리처럼 썰며 다시마는 튀겨 낸다. 흰쌀밥은 그릇에 담고 나물을 색 맞추어 올려놓은 다음 가운데에 고기볶음을 놓고 후춧가루를 약간 뿌려 실고추, 실 닭알로 고명하여 맨 위에 다시마 튀기를 얹는다. 뜨거운 장국물, 나박김치, 고추장이 곁들여 낸다’고 한다.

▲ 비빔밥(자료사진)

일부에서 해주비빔밥(교반)과 해주짠지밥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짠지밥’이라고 해 유명했다. 황해도에서는 ‘짠지는 김치를 말하는 것으로, 겨울철 김장김치를 잘게 썰어 솥에 기름을 두르고 펴놓은 다음 쌀을 안쳐 밥을 지어 양념간장에 비벼먹었다’라고 주장하나 교반과 짠지밥은 엄연히 다르다. 그리고 겨울철 김장김치를 썰어 비벼 먹는 것이 짠지밥이라고 하면, 해주에서만 해 먹던 음식이 아니라 충청도에서 해 먹은 음식이었던 것이다.

필자가 어렸을 적 어머니는 겨울철에 학교에 다녀 온 아들을 위해 냄비에 찬밥을 담아 김치를 넣고 화롯불에서 비비다가 마지막에 참기름을 넣어 고소한 맛을 낸 김치비빔밥을 자주 만들어준 적이 있다. 재료나 조리법으로 보아 짠지밥이 비빔밥이기는 하나 해주교반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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