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곳곳에서 빵빵 터지고 있다. 지난 16일엔 왕따를 당하던 한 여중생이 같은 반 친구를 11cm의 과도로 찌르는 사건이 발생했고 12일엔 집단 왕따를 견디다 못해 여고생 2명이 서로의 팔과 다리를 운동화 끈으로 묶은 채 동반자살을 했다.

서울의 모 고등학교 남학생이 여교사의 어깨에 팔을 걸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담은 동영상이 10일을 전후로 언론에 보도되면서 ‘교권추락’과 ‘성희롱’을 성토하는 글들로 온·오프라인상에 도배가 됐고,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1위를 연일 유지했다. 또 9월 초엔 가출한 여중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해 700만 원을 번 10대들이 구속되는 등 어느 때보다 청소년층이 각종 사건사고의 주인공이 되어 핫이슈를 만들어냈다.

한편 지난 18일 ‘최근 5년간 자살한 초중고 학생들의 현황’을 분석한 자료가 발표돼 청소년 자살의 심각성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학생들은 매년 100명 이상 자살했고 가정불화, 영세비관, 성적불량 등의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특히 성적으로 인한 자살건수는 5년 전보다 4배 이상 증가해 입시경쟁위주의 교육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했다.

또, 고등학생의 자살이 전체의 67.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해 고학년 자살 대책이 시급함도 시사했다.
흰 도화지에 큰 꿈을 안고 이제 막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야 할 청소년들이 우중충한 색깔로 범벅이 된 붓을 들고 자신도 모른 채 얼룩져가고 있다. 한두 군데 얼룩진 게 아니다.

하지만 꼼꼼히 따져보면 ‘청소년’이 문제의 핵심에 있다뿐이지 우리 사회에서 식상하리만큼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단지 문제는 그들이 기성세대보다 즉흥적이고 충동적이라는 것이고 그 나이에 그러했다는 것에 충격받을 뿐이다. 보는 대로, 듣는 대로, 느끼는 대로 배우고 따라하는 10대들임을 기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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