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등 기록물이 역사 왜곡 잡는다
일본 역사 왜곡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국 정부, 역사교육 더욱 강화해야

 
역사와 문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역사에 대해 무지하면 진실이 무엇인지 모를 뿐 아니라 나라의 안위마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숨기고 싶은 역사일지라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전범국가인 독일과 일본을 한 번 보자. 독일의 경우 자신들이 저질렀던 과오를 숨기지 않고 후대에까지 알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선조들의 과오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떨고 목숨을 잃었어야 했는지 역사교육을 통해 배운다. 다시는 인류 역사에 있어 그런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 반성하고 회개하는 것이다.

허나 일본의 경우, 자신들의 과오를 숨기기에 급급하다. 그들은 역사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인지 역사를 숨기거나 왜곡하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하다. 전 세계가 알고 있는 역사마저 왜곡하고 숨기려 하니 역사의 역 자도 모르는 민족이 아닌가 한다.

몇 달 전 일본의 요코하마 교육위원회가 중학생 역사 교과서에서 관동대지진 당시 일본 군인과 경찰이 학살에 관여했다는 내용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관동대지진은 1923년 일본 관동지방에서 발생해 10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다. 허나 자연이 준 이 대지진보다 더 참혹한 일이 발생했으니 바로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이다.

관동대지진 당시 너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자 일본 국민들의 민심이 흉흉해졌고, 일본은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한국인과 일본인 사회주의자를 색출해 학살을 자행하게 된다. 사회가 혼란스럽자 조선인들이 폭동을 일으킨다는 유언비어가 퍼졌고 일본인 군경과 자경단이 조선인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한 것이다.

한국과 일본 학계에서는 당시 6600여 명의 조선인들이 일본인의 손에 무참하게 학살된 것으로 보고 있었으나 이후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에 희생당한 조선인이 23000여 명에 이른다는 독일 외무성 사료를 분석한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최근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발견된 정부 기록물에는 일본 헌병이 당시 조선인 학살에 가담한 사실이 명백하게 기록돼 있다. 지난달 19일 공개된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 피살자 명부에 따르면 일본 헌병이 조선인을 총살했다는 등의 학살 증거가 나와 있어 일본의 역사 왜곡이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이들이 조선인을 잔인하게 학살한 방법 등이 적나라하게 나와 있어 그 참혹성도 엿볼 수 있다. 쇠갈퀴로 개 잡듯이 학살했다는 것부터 죽창으로 복부를 찔러 학살했다는 등의 내용이 가감 없이 기록되어 있던 것이다.

일본의 군·경과 민간인 자경단의 무차별적 학살 사건으로 당시 조선인 피살자가 6000여 명에서 2만여 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는 일본 정부 또한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다. 이렇듯 공식 문서 등의 증거가 있음에도 역사를 부정하려 하고 왜곡하려 하는 일본 정부의 속내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자신들이 역사가 부끄러워 부정하고 왜곡하는 것이라면, 이미 일본 정부 스스로가 전 세계와 온 인류 앞에 속죄하고 사죄해야 한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일 것이다. 허나 부끄러움과 속죄함도 느끼지 못하고 그저 잘못을 인정하기 싫은 것이라면 그 민족의 앞날은 불 보듯 훤한 일이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허나 일본 정부는 온갖 증거를 코앞에 들이밀어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역사적 사료와 증거 자료가 중요하다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정성길 계명대 명예박물관장과 함께 진행했던 천지일보 특별사진전 ‘100년 전 사진으로 본 한국의 역사와 문화전에서 공개된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사진은 역사를 바로 알리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데 중요한 증거가 될 것이다. 정성길 관장이 40년 넘게 모은 100년 전 사진은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바로잡고 알리는 데 중요한 사료일 뿐 아니라 전 세계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일본이 자신들의 역사 교과서를 왜곡하면서까지 부정하고 싶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역사이지만 그들이 부정할 수 없는 증거가 있기에 우리 정부가 조금만 더 역사와 문화에 신경을 쓰고,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에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다면 일본이 더 이상 역사를 왜곡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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