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주들 “결렬 시엔 더 이상 협상 없다”… 집회 모드 준비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전국아리따움가맹점주협의회가 18일 국회에서 아모레퍼시픽 본사 관계자들과 만나 협의를 진행한다. 가맹점주들은 이날 협상에서 본사가 제시하는 안을 ‘최종안’으로 받아들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결렬 시, 더 이상 협상은 없다’는 방침도 정했다.

가맹점주협의회 측에서는 김익수 회장 등 3~4명이 참석한다. 이들이 본사에 가장 중요하게 개선을 요구하는 사항은 ▲유통경로 차별 금지 ▲매입가 인하 등이다.

유통경로 문제는 일반 아리따움 매장에서 판매하는 아이오페, 한율, 라네즈, 마몽드 등 4개 브랜드 제품이 각종 유통경로를 통해 저렴하게 팔리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김 회장은 “대형마트, 홈쇼핑도 모자라 이젠 쿠팡·위메프 같은 소셜커머스까지 안 팔리는 곳이 없다”고 본사의 정책에 문제를 제기했다.

인터넷 판매 또한 갈수록 활발해지는 상황. 본사는 온라인 아모레쇼핑몰과 아리따움몰을 통해 동일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고객을 뺏긴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점주들은 “우리에게 물건을 넘기는 공급가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건 장사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성토했다. 회사가 차라리 프랜차이즈 사업을 포기하는 편이 낫지, 점주들에게 이 같은 어려움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리따움은 점주가 본사에 가맹비를 내고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매장이다.

사실 점주들이 이처럼 회사에 불만을 터뜨리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협회 측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2008년 ‘휴플레이스’ 매장을 ‘아리따움’으로 전환하면서 점주들의 호응도가 높지 않자 4개 브랜드에 대한 아리따움 매장 독점 판매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아이오페, 라네즈, 한율 등 소위 ‘잘 나가는’ 브랜드가 이에 해당한다. 매장 수 또한 전국적으로 1000개를 넘지 않기로 약속했다. 한 점주의 말을 빌리면 “당시 본사가 신년모임에 참석한 많은 점주들 앞에서 마트 판매 중지 및 인터넷 진출 중단을 약속했다”는 것.

결국 아리따움 점주들은 본사가 약속을 깨고 ‘고객 빼가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진행하고 있다며 불만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태다.

화장품 업계 2위인 LG생활건강 역시 전국에 ‘보떼’라는 화장품 판매점을 1050여 곳 운영 중이지만 아리따움과 달리 프랜차이즈(가맹점) 형태는 아니다. 아리따움이 아모레퍼시픽 제품만 판매할 수 있는 데 비해 보떼는 LG생건 외 다른 제조사 제품도 취급한다. 또 최근 LG생건도 ‘뷰티앤서’라는 온라인 쇼핑몰을 런칭하기는 했지만 이자녹스, 수려한, 라끄베르 등 보떼가 판매하는 중저가 브랜드가 아닌 고가의 백화점 제품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품목이 겹치지 않아 아리따움과는 차이가 있다.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은 민주당 이학영 의원실에서 진행되는 18일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해 오는 19일, 23일, 30일 등에 집회를 할 수 있도록 이미 신고를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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