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의 날’ 담화문 통해 탐욕‧경제불평등 비판
美 보수진영 일각, 일련의 발언에 불편한 심기 표출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미국 타임지가 뽑은 ‘올해의 인물’로 뽑힌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 각국은 과도한 소득불균형을 없앨 만한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2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평화의 날(2014년 1월 1일)’ 담화문을 통해 현대인은 소비에서 자기만족과 행복, 안도감을 찾는다고 개탄하며, 천문학적 액수의 연봉과 고액 보너스는 탐욕과 불평등에 따른 경제 증상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각국 정부에 과도한 소득불균형을 없앨 만한 정책을 강구할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또 기독교인이 영리와 권력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국제사회가 경제위기 이후 더 마음을 합치고 평등을 위해 노력할 것을 호소했다.

그는 최근의 경제위기는 경제발전 모델에 대한 재검토와 생활방식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하며 효율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인주의와 유물론적 소비주의, 약해진 사회유대감이 우리의 정신을 흐리게 한다고 경고한 그는 “모든 이가 서로를 형제와 자매로 받아들이는 마음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담화문은 내년 1월 1일 전 세계 가톨릭교회에서 낭독된다.

교황은 지난달 말 ‘복음의 기쁨’ 권고문에서도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그는 “규제 없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교황의 일련의 발언에 대해 미국 보수진영 일각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표현하고 있다.

미국의 극우 라디오 진행자인 러시 림보는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생각하면 딱하다’는 제목의 방송에서 “교황이 말하는 것은 순수한 마르크스주의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1일자 기사에 ‘교황은 사회주의자인가(Is the Pope a Socialist)?’라는 기사를 실어 프란치스코 교황을 둘러싼 ‘색깔론’에 대해 보도했다.

폭스뉴스의 경제뉴스 진행자인 스튜어트 바니는 “교회는 영혼의 구원을 얻으러 가는 곳이지 투표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교황이 내 정치적 견해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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