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대형 성탄트리(왼쪽)와 인천국제공항에 지난 5월 설치된 석탑모형의 연등(오른쪽).(사진출처: 연합뉴스)

“성탄트리 위 십자가 NO” vs “불교가 간섭할 문제 아냐”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종평위의 주장은 지난 6일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이 성명을 내고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십자가 성탄트리에 대해 “공공장소에 특정종교 상징물인 십자가를 부착한 크리스마스트리는 공직자 종교중립 위반”이라고 주장한 것과 골자를 함께 한다.

종자연은 “기독교도의 시각에서 보아도 성탄트리를 장식하는 십자가는 문제가 있다”며 “십자가는 예수님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 상징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성탄트리 위에 별을 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예수탄생을 기념하는 이 날이 사실은 동지를 기념하는데서 유래했다고도 한다”며 “심지어 미국의 한 무신론자 단체는 예수탄생을 기리는 대신 동지를 기념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고, 단순한 해프닝으로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것 같다”고 언급해 개신교인들의 공분을 샀다.

한국교회언론회는 10일 논평을 내고 종자연의 성명에 대해 분노했다. 교회언론회는 “종교편향에 대한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으며, 이는 기독교를 부정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라며 종자연의 주장을 비판했다.

이어 “기독교의 종교기념일에 기독교의 상징인 십자가를 성탄트리에 다는 것은 기독교에서 결정할 문제”라면서 “‘별’을 다느냐 ‘십자가’를 다느냐를 타종교에서 시비하는 것은 이웃 종교 운운하면서도 예의를 저버린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종자연의) 성명 말미에는 미국의 무신론자를 예로 들면서 노골적으로 기독교의 성탄절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며 “기독교에서 석가탄신일을 부정하는 행동을 해도 무방하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한국교회연합(한교연)도 전날 성명을 통해 종자연이 종교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교연은 “기독교 최대의 축일에 기독교계가 성탄트리를 설치하면서 별을 달든 십자가를 달든 이는 누가 간섭할 일이 아니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아울러 한교연은 “석가탄신일에 불교계가 서울시청 앞에 卍자가 붙은 상징물을 설치하든 석탑을 설치하든 이는 전적으로 불교계가 결정할 일로 기독교계는 타종교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으로 시비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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