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야생 멧돼지의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민가에 내려와 피해를 입히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19일 오전에는 서울 한복판에 출현한 야생 멧돼지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인근 북한산에서 내려온 것으로 보이는 멧돼지는 평창동 주택가에서 운전 중이던 한 주민의 차를 들이받고는 주택가를 소란스럽게 하다가 결국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죽었다. 이 과정에서 소방대원 한 명이 멧돼지에 물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지난 9일에도 부산 동래구에 있는 한 가정집에 침입한 멧돼지가 집 안에 있는 싱크대 등 가정 집기를 부수고 소란을 피우다가 달아나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인근 산에 있는 멧돼지가 먹이를 찾아 주택가로 내려온 것으로 판단했다.

멧돼지 출몰 사건은 최근 몇 년 동안 야생 멧돼지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자연히 먹이가 부족해진 멧돼지들이 먹이를 찾아 민가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멧돼지와 주민이 서로 마주치는 일도 자주 벌어지고 있다.

특히 농촌지역의 경우 야생 멧돼지의 출물로 농작물의 피해가 잇따르자 주민들의 불만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제천시, 청원군, 진천군 등 전국 곳곳의 지자체는 야생동물 수렵장을 개방하고 수렵꾼들을 통해 멧돼지 등 각종 유해 동물을 솎아 내기도 했다.

그러나 특별한 천적이 없는 멧돼지는 이런 활동에도 불구하고 개체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먹이가 부족해지는 겨울철이 되면 더욱 농가뿐만 아니라 도심에서도 멧돼지가 출현할 수 있어 시민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주로 먹이를 찾아 민가에 내려오는 이들 야생 멧돼지들은 사람을 만날 경우 종종 사나운 공격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새끼들을 거느린 암컷 멧돼지는 아주 예민해져 있어 사람을 더욱 공격하기 쉽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6일 전남 화순의 한 마을에서는 암컷 멧돼지 한 마리가 사람을 습격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특별히 자극을 주지 않으면 먼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드물기 때문에 야생 멧돼지를 보면 자극하거나 공격하지 말고 관할 경찰서나 동물보호소 등에 신고하라고 야생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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