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태국 방콕 정부청사 부근에서 반정부 시위자들이 거대한 태국 국기를 들고 있다.(사진출처: 뉴시스)

반정부시위대 ‘최후의 결전’ 촉구… 잉락 총리는 조기총선 제안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반정부시위 사태로 인한 정국 위기에 빠진 태국에 또다시 유혈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반정부시위대는 최후의 결전을 촉구했고, 제1야당 의원들은 총사퇴, 총리는 조기총선을 제안했다.

8일(현지시각) 태국의 제1야당인 민주당 아피싯 웨차치와 대표는 잉락 친나왓 총리 정부가 무책임하다며 당 소속 하원의원 108명 전원이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피싯 대표는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총리를 지냈던 인물이다. 이날 그는 잉락 정부와 집권 푸어 타이당이 포괄적 사면 추진과 상원의원 전원 직접선출을 위한 헌법개정 시도에 대해 전혀 책임지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잉락 총리가 전날 제안한 조기총선에 대해서도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잉락 총리는 모든 정당들이 조기총선에 동의하면 사퇴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잉락 총리는 “나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음을 다시 확인하고자 한다”며 “현재의 위기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의회를 해산하고 사퇴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총사퇴와 잉락 총리의 국민투표 제안은 수텝 터억수반 전 태국 부총리가 이끄는 반정부시위대가 9일을 잉락 정부 전복을 위한 결전의 날로 선언한 데서 나온 것이다.

수텝 전 부총리는 “100만 명이 시위에 참여하면 정부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시위 참여자가 많지 않으면 더는 시위를 벌이지 않고 경찰에 자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쭐라롱껀·탐마삿 등 방콕 시내 주요 4개 대학의 반정부 성향 학생·교수들은 시위 동참 의사를 밝힌 상태다.

수텝 전 부총리는 정확히 오전 9시 39분에 반정부시위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태국어로 9는 ‘까오’로 발음되며 이는 ‘까오나(전진하다)’와 유사하다.

수텝 전 부총리의 ‘최후의 결전’ 촉구는 지난달 24일, 이달 1일에도 행해진 바 있으며 당시 10만여 명이 시위에 참여했으나 이후에도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태국은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쿠데타로 실각한 지난 2006년 이후 친탁신 진영과 반탁신 진영으로 나뉘어 심한 분열과 대립을 겪고 있다. 이번 시위는 잉락 정부와 친탁신 정당인 집권 푸어 타이당이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사면과 귀국을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반정부시위로 지금까지 5명이 사망하고 289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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