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전 부산시 기장군에 위치한 하태경 의원 사무실에 협박문구가 붙어 있고, 문 아래에 식칼이 놓여 있다. (사진제공: 하태경의원실)
北 연관 가능성은 낮게 추정… 경찰 탐문수사 중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식칼 협박을 받은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3일 종북주의자들에 의한 소행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과의 연관 가능성은 낮게 봤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협박 문구 중 ‘민족의 존엄’이란 단어를 범인의 단서로 지목했다. 그는 “민족의 존엄은 북한에서 김정은을 호칭하는 용어로 쓰이기 때문에 협박 문구에 ‘민족의 존엄에 도전하는 하태경’은 김정은의 권위에 도전하는 하태경이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며 “따라서 이번 협박 사건은 본 의원의 김정은 비판 활동,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활동을 견제, 위협할 목적으로 국내 종북주의자가 보낸 협박성 메시지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북한의 지시에 의해 일어났을 가능성은 낮게 추정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번 사건은 사람이 직접 와서 놓고 간 것이기 때문에 정밀하게 추적해 실제 범인을 검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만약 북한의 직접 지시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 밝혀질 경우 남북 간에 큰 갈등이 초래될 수도 있는, 바보 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앞서 전날 오전 9시 부산 기장군에 있는 하태경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 협박 문구가 적힌 식칼이 전달돼 파문이 일었다. 해외 출장 중인 하태경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외국이라서 협박 식칼에 대해 간단히 한마디 한다”며 “어떤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대한민국을 위한 길을 가겠다”고 했다.

협박문엔 “시궁창같은 더러운 주둥이를 함부로 놀려 민족의 존엄에 도전하는 하태경 네놈에게 천벌이 내릴 것이다”라는 문구와 함께 민족반역자처단투쟁위원회 명의가 적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식칼에도 ‘하태경’ ‘곧 죽는다’라는 협박문구가 양쪽 면에 쓰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