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특위·특검 입장 엇갈려 ‘결론 도출’ 실패
합의점 계속 찾기로… 극적 타결 가능성도 기대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대치정국 해소를 위한 2차 여야 4자 회담도 결국 빈손으로 끝났다. 양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다시 만나 4자 회담에 들어갔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돌아섰다. 추후 협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정가에선 극적인 타결 가능성과 최악의 대치 상황 두 갈래 전망이 나온다.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최경환 원내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 전병헌 원내대표 등 4인은 모두 발언 없이 국회의장 접견실로 이동했다. 전날 열렸던 4자 회담이 양측 간 고성으로 냉랭했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은 1시간 조금 넘게 진행됐지만, 결론 도출에는 실패했다.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에 관한 특별검사제 도입과 국정원 개혁특위, 정치개혁특위 등 쟁점현안에 대한 입장이 여전히 엇갈렸다. 양당 간에 이미 공감대를 형성한 특위 구성을 놓고도 세부적으로 의견이 부딪혔다. 결과적으로 이날 합의된 결론은 없었다.
새누리당 유일호·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은 4자 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특위, 특검에 대한 양당의 입장 차이가 여전하다”면서 “국정원 개혁특위에 관해서도 위원장 인선 문제, 입법권 부여 문제, 개혁방안 및 수준에 관해 상당한 견해차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논의와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양당 대표·원내대표가 이틀 동안 만나면서 양측 간 입장을 보다 명확히 확인했다는 점에서 극적 타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접지 않고 있다. 김관영 대변인은 “오늘 네 분이 만나 각 당이 생각하는 특위나 특검에 관한 입장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한 것 같다. 이런 것을 기초로 더 논의해서 합의점을 찾아 계속 협상하기로 한 게 성과”라고 했다.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면, 여야 모두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협상의 여지를 둔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더불어 현재의 흐름으로 볼 때 새누리당이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단독으로 상정하는 상황은 피했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예산안 처리에 대해 “오늘 이렇게 회의를 하고 당장 단독 상정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따라서 여야가 합의점을 찾을 경우, 국회 정상화를 위한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기대감이 묻어나온다.
그러나 여야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정국은 파국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내년도 예산안을 단독으로 상정할 가능성이 농후하고, 민주당은 강경투쟁의 수위를 한껏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