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점포 운영자들 “대기업에 밀려 피해 크다”
동반위 심사에 업계 촉각… 스타벅스도 대상
피자·햄버거 신청 여부는 미정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개인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중소기업적합업종 신청을 앞두고 있어 관련 업계에 또 한 번의 몸살이 예상된다.

한국휴게음식업중앙회는 다음 달 5일 이사회를 열고 커피에 대한 중기적합업종 신청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휴게음식업중앙회는 커피·차·아이스크림을 비롯해 패스트푸드, 분식 등의 형태로 음식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자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4만여 명의 회원 중 80%가 커피업종에 종사한다.

중앙회 김수복 기획국장은 “개인점포가 영업을 잘하고 있다가도 인근에 대기업 커피전문점이 들어오면 브랜드력에 밀려 큰 타격을 입고 문을 닫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적합업종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피자와 햄버거도 논의 목록에 올라있다. 그러나 관련 점포를 운영하는 회원 비중이 10% 안팎이어서, 피자·햄버거가 커피와 함께 이번 신청에 들어갈지는 이사회 논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중앙회 측은 커피전문점과 피자전문점이 공정위로부터 각각 500m, 1500m의 거리제한을 받고 있지만 개인브랜드 점포 보호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한다.

이번 적합업종 신청을 통해 중앙회는 대기업 브랜드 커피점의 신규출점 억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외식업종에 대해 동반성장위원회가 내린 결정과 유사한 수준의 규제다.

올해 5월 동반위는 대기업계열 외식업체에 역(驛) 반경 100m 이내 일정규모의 복합다중시설 내에만 매장 오픈을 허용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해당 업체들은 사실상 신규출점의 길이 막혔다며 반발했다. 이보다 앞서 2월에는 제과업종이 중기적합업종에 지정되면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커피 전문점과 관련, 중앙회가 이번에 규제를 신청하는 브랜드는 외국계인 스타벅스와 커피빈을 비롯해 국내업체인 카페베네, 할리스커피, 투썸플레이스, 엔제리너스, 이디야 등 7~8개 브랜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피자업종은 피자헛, 도미노피자, 미스터피자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햄버거는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KFC가 해당할 전망이다. 버거킹의 경우 현재 점포는 160여 개지만 가맹사업을 본격화하며 매장수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이달 초 발표한 바 있다.

휴게음식업중앙회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동반성장위원회 측은 “적합업종 신청이 접수되면, 연매출 200억 원, 직원수 200명 기준에 맞춰 해당되는 기업에 대한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동반위의 규제 자체에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경제활성화에 초점을 두고 자유로운 경쟁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동반위가 중견기업의 범위를 구체화하지 않고 대기업/중소기업으로 이분화해 규제를 적용한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커피 적합업종 신청에 대해서는 “메뉴가 복합적으로 구성되는 음식산업에서 어느 특정 품목만 겨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예를 들면 던킨도너츠는 도넛과 함께 커피 매출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데도 휴게업중앙회가 특정 커피전문점들만 겨냥해 규제를 요청한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롯데리아 등 햄버거 판매점에서도 커피와 탄산음료가 상당한 매출을 올리며 매출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랜차이즈협회 임영태 사무국장은 “카페베네도 처음에는 작은 규모로 시작한 것 아니겠나. 먼저 시작해서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무조건 규제를 가해야 한다는 논리는 잘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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