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의견 분분… 연대ㆍ견제 움직임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안철수 신당 창당이 가시화된 가운데 민주당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이 28일 신당 창당을 선언할 경우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안 의원 측과 충돌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안철수 신당을 반길 수도 대놓고 비판할 수도 없는 처지다.

이미 안철수 신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에 앞서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8~22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안 의원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를 상정한 정당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안철수 신당이 23.8%, 민주당은 16.0%로 나타났다.

제1야당으로서의 체면이 말이 아닌 셈이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벌써부터 안철수 신당과의 연대․협력을 공개 제안했다. 신당 창당이 자칫 야권 분열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지난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분열의 소지가 있는 것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세력과 안 의원의 정치세력화는 만나야 한다. 필연적이라고 불러야 한다”며 연대를 제안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안 의원을 자극하는 발언을 최대한 자제해왔다. 김한길 대표도 안 의원을 “경쟁적 동지”로 밝혀 왔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28일 안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을 지켜본 뒤 향후 안 의원과의 관계를 재정립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 대표가 밝혀 온 “경쟁적 동지”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신당 창당의 파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등 견제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민주당 정대철 상임고문은 26일 TBS 라디오에 출연, 안철수 신당과 관련해 “커다란 정계개편 같은 큰 파장을 갖고 오게 할 가능성이 있느냐를 봤을 때 민주당 의원들도 지금 봐서는 동요하는 느낌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이어 “시중에선 안 의원 관련 3가지 의구심이 제기된다. 3가지 의구심이란 안철수 새정치의 내용이 뭐냐, 핵심조력자가 왜 이탈느하냐, 궁극적으로 창당을 하겠다는 것이냐 등”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안 의원이 28일 신당 창당을 공식화할지라도 민주당과의 관계가 악화되진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당초 김 대표가 안 의원에 대해 밝혀온 “야권 내 선의의 경쟁을 통한 동지적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호남을 제외한 수도권 등 나머지 지역에선 두 세력의 연대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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