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측 6자 회담 수석대표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미국 6자 회담 수석대표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2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에서 양자회담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北, 반정부 투쟁 선동 강화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연평도 포격 3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남북관계가 여전히 냉각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북이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이 같은 냉각 국면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북한은 최근 남한에서 유신독재가 부활하고 있다며 반정부 투쟁 선동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 학생단체인 조선학생위원회는 23일 대변인 담화에서 “남한의 청년학생이 유신독재의 부활을 막기 위한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통일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우리 내부에 반정부 활동을 부추기려는 시대착오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비상식적인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맞섰다.

북한은 또한 연평도 포격 도발 3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22일 대남 비방의 수위를 높였다. 북한 인민군 서남전선사령부 대변인은 “일단 무모한 도발이 재발된다면 연평도 불바다가 청와대 불바다로, 통일 대전의 불바다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을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던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는 별다른 진전이 없다. 남북은 지난 14일 출입·체류 분과위원회 회의를 열고 법률 조력권 등을 놓고 협의에 나섰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다음 회의 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태다. 투자보호 및 관리운영 분과위와 국제경쟁력 분과위도 전날 열렸지만, 별다른 합의를 보지 못했다.

6자 회담 역시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흐름이다. 연내에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사라졌다. 한미는 대화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먼저라는 데 여전히 무게를 싣고 있다. 미국 측 6자 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2일 우리 측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 이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확실한 징후가 없는 상태에서 6자 회담에 복귀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도 “북한이 먼저 비핵화 다짐과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남북이 이처럼 평행선을 달리면서 연말까지 경색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연말까지 현 국면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1~2월 사이에 남북이 돌파구를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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