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감초 ‘취미’“나의 취미는 ○○○입니다”
삶의 감초 ‘취미’“나의 취미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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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정보를 적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많은 이가 머뭇거리게 되는 칸이 있으니, 바로 취미란이다. ‘내 취미는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라는 자아성찰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 흔하디흔한 ‘독서’나 ‘음악 듣기’를 적자니 2% 아쉽고, 그렇다고 딱히 재미 삼아하는 여가활동이 없고…. 아아, 어쩌란 말이냐. 내게는 너무나 어려운‘취미’로소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은 취미가 부담스럽다. 취업준비하면서 즐기는 게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부담되기도 하지만, 자기소개란 또는 면접에서 밝혀야 할 취미를 대체 무엇을 해야 할지 정하기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흔한 레퍼토리로 등장하는 독서와 음악 감상, 인터넷서핑을 내놓자니 밋밋하고 어떻게 하면 면접관의 눈에 띌 수 있는 취미를 넣어볼까 고민 아닌 고민을 하게 된다.

그저 ‘내가 즐거우면 장땡’인 취미가 고역스럽기만 하다. 대체 남들은 어떤 여가생활을 만끽하는 것일까. 괜히 궁금하고 나만 취미가 없는 것 같아 부아가 나기도 한다. ‘진작 뭐라도 해놓을걸’이란 푸념이 나올 때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 나를 즐겁게 할 소일거리를 하면 되니까 말이다. 그야말로 ‘롸잇 나우(Right Now)’다.

지금은 많은 이가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하는 게 취미생활 1위가 아닐까 싶다. 게임을 비롯해 웹서핑, 음악 감상 등 모든 것을 스마트폰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매력에 너무 빠진 사람들은 스마트폰이 손에서 잠깐 떠나면 불안하다고 할 정도니 새삼 그 괴상한 취미활동의 위력을 가늠할 수 있겠다. 2013년도의 대표 취미가 스마트폰 보기라면 과거 대표 취미엔 무엇이었을까.

◆70년대 뭐니뭐니해도 우표수집

우표를 빼놓고 취미생활을 논할 수 없다. 1970년대라고는 하지만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우표 수집은 지금의 스마트폰 놀이만큼 대중적이었다. 각양각색 우표를 모아 책 몇 권이 쌓인다면 그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우표는 쉽게 살 수 있고 모을 수 있어 당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당시 우표 도안은 우리나라 전통미를 나타내는 것이 많아 수집 가치를 높였다. 기념우표가 나오는 날이면 새벽부터 우표를 사기 위해 우체국에 모여든 사람들로 가득했다고 한다. 우표 수집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편지의 위상이 크게 낮아져 우표 수집가의 수도 줄어들었지만, 뽀로로 등 대중적인 캐릭터나 김연아와 같은 인물이 우표에 등장하면서 우표 수집의 제2의 전성기를 다시 꿈꾸고 있다.

◆80년대 “ 몸을 움직여 보자고!”

80년대엔 관람하는 스포츠에서 몸소 하는 스포츠가 유행이었다. 특히 배드민턴, 탁구, 테니스는 많은 이의 단골 스포츠였다. 산업이 빛의 속도로 발전하면서 여가생활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테니스는 큰 인기를 끌었는데 ‘화이트칼라’의 취미로 인식됐다. 도심 곳곳에 테니스장이 생기고 명동과 신촌의 대학가에는 테니스복, 테니스화 패션이 젊은이들의 문화코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스포츠를 전두환 정권의 ‘3S 정책’의 결과물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이유야 어떻든지 건강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생활 스포츠는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90년대 온라인 게임과 팬덤(fandom)

각 가정에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컴퓨터 게임이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1999년 세계 최초로 국내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스타크래프트’가 빛을 발했다. 또한 IMF 이후 PC방이 전국 곳곳에 생겨나면서 ‘스타 의 위력은 대단했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은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는 데 거름이 됐다. 서태지 이후 아이돌 전성시대를 맞이해 각종 팬덤 문화가 생겨나 가요계의 산업화가 발 빠르게 진행됐다. 이러한 팬덤 양상은 2000년대에 들어와 더욱 활발해졌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스타의 실시간 동정을 살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팬들 간의 소통은 더욱 빠르게 긴밀해졌다.

◆공유하라, 만들어라, 재미있게!

90년대 중반부터 프라모델 만들기, 피규어 수집 등이 점차 알려졌다. 이를 온라인상에 공유하고 마니아들이 커뮤니티에 모이기 시작하면서 유행을 타는 듯 보였으나 여전히 애호가들의 고유 영역이다.

2000년대에 들어선 웰빙이 각광받으면서 관련 음식, 운동 또는 요가, 여행코스 등 다양한 여가활동이 알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떤 이들은 블로그를 통해 자신만의 메이크업이나 인테리어 등을 소개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직접 가구와 옷을 만드는 방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그래서 취미의 범주가 더욱 넓어졌다. 아마, 취미를 갖지 못한 이들이 있다면 수많은 취미 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취미는 삶을 살아가는 데 감초와 같다. 공부, 일이 아닌 자기만의 은밀한 즐거움이랄까. 마치 마른 땅 위에 내리는 단비처럼 말이다. 게다가 어떤 이들은 여가생활을 잘 살려 직업으로 삼으니 일을 하면서도 즐거워한다.

지금부터 내가 무엇을 할 때 몰입하고 즐거워하는지 찾아보는 것은 어떠할까-물론 취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 한해서만-. 사군자를 쳐도 좋고 피아노를 연주해도 좋고 뭘 해도 좋을 것이다. 내가 즐겁기만 하다면 말이다. 팍팍한 삶을 윤택하게 할 나만의 ‘것’을 찾았는가. 자 이제 즐겨보자.

김지윤 기자/ jade@newsc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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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 사랑 2013-11-24 22:22:13
팍팍한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 취미인데 취미를 제대로 즐길 여유가 없는 것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