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은 한국장로교회가 신사참배를 결의한 지 71년째 되던 날이었다. 당시 일제의 압력에 못 이겨 가장 큰 개신교 교단인 장로교가 자신들이 믿는 하나님이 아닌 일본의 태양신을 섬기는 데 동의했던 것이다.

이는 개신교에서 말하는 ‘우상숭배’라는 죄를 범한 사건이기도 했지만 일제 앞에 신앙인 모두가 굴복했다는 것만으로도 치욕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잘못을 뼈저리게 뉘우쳐야 할 종교지도자들이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교회를 유지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핑계나 변명만 내세우기에 급급했고 오히려 신사참배에 반대했던 목회자들을 파직시키기까지 했다. 자신들의 잘못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방법이 아니고 무엇이었겠는가.

오늘날 종교지도자들이 바로 이런 선배들의 과오로 인해 교단이 수없이 분열되는 계기가 됐는데도 진심으로 뉘우치기보다는 아직도 하나 될 줄 모르고 자신의 교단이 최고라고 내세우기만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잘못이 있으면 덮을 것이 아니라 용서를 빌고 고쳐 나가야 하는 것이 참된 종교지도자의 모습이 아닐까.
그나마 개인의 회개로만 그쳐오던 것이 최근 2년 전부터 단체나 교단 차원의 회개로 확산되고 있어 다행이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진심으로 회개하고 더 이상 신앙을 권력으로 생각하지 말고 약자를 돕고 화합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얼마 전 본지가 창간식을 성대히 치르고 그 제호를 널리 알렸다.

많은 관심과 기대 속에서 출발했지만 한참 힘든 시기에 출발했다는 점에서는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관심과 우려를 한꺼번에 받고 있는 만큼 본지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오고가는 것 또한 사실이다.

본지는 분명 사회·종교 종합 일간지이기에 어느 종단과 종파에도 소속되지 않았다. 게다가 여타의 종교지와는 달리 개신교, 불교, 천주교, 유교 정도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든 종단을 아우르는 범종교지의 성격도 갖고 있다. 

그런데 본지에 대한 추측이나 소문만으로 확인도 되지 않은 사실을 공공연한 사실인 양 말하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 중심에는 장로교가 중심이 된 개신교의 대표단체가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성경에도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티는 보지 못하고 남을 비판하거나 비방한다면야 어찌 자신이 믿는 신 앞에 떳떳한 종교인이라 할 수 있겠는가.

진심으로 바라기는 종교지도자들이 잘못된 점은 고쳐나가고 옳은 길을 따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기에 잘못된 문제는 정확히 지적하고 바른 길을 제시하는  ‘중도개혁의 정론’이라는 본지의 사시에 맞게 오늘도 기자는 사명감을 갖고 발길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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