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청서 ‘제5회 대전 자원봉사 활성화 포럼’ 개최
고진광 인추협 대표 ‘4대악 근절을 위한 자원봉사계의 대응방안’ 발제
대전시자원봉사지원센터 주최… 박근혜 정부 정책의 허와 실, 문제점 제기

▲ 류진서 충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22일 오후 대전시청 3층 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제5회 대전 자원봉사 활성화 포럼’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구호로만 하는 자원봉사 탈피… 실질적인 문제 해결되도록 정부의 강력한 지원 요구
대전시 ‘안전하고 행복한 대전 만들기’… 대전경찰청 ‘ㅎㅎㅎ운동’ 큰 호응, 전국 시행 예정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4대악 근절은 구호와 실적 위주로 결코 해결될 수 없으며, 현장 중심으로 시민사회가 앞장선 자원봉사와 사회개혁운동으로 이뤄갑시다.”

22일 대전에서 열린 ‘자원봉사 활성화 포럼’에서 고진광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가 한 말이다. 이날 오후 ‘제5회 대전 자원봉사 활성화 포럼’이 대전시청 3층 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4대악 근절을 위한 자원봉사계의 대응방안’이란 주제로 대전광역시자원봉사지원센터 주최로 마련됐다.

이날 포럼에는 이인학 대전시자원봉사지원센터장과 남재동 대전시자원봉사연합회장을 비롯해 대전시자원봉사 관계자와 회원,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고진광 인추협 대표(한국자원봉사협의회 상근공동대표 역임)는 ‘4대악 근절을 위한 자원봉사계의 대응방안’이란 제목으로 발제했으며 류진서 충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에는 이성록 국립한국복지대학교 재활복지과 교수, 양혜경 우성대학교 사회복지아동학부 교수, 조영관 대전서부경찰서 생활안전과 여성청소년 담당이 참여했다.

발제에 이어 지정토론은 ▲이성록 교수의 ‘4대악 근절정책과 자원봉사에 대한 경험적 관점’ ▲양혜경 교수의 ‘4대악 근절을 위한 자원봉사계의 대응방안’ ▲조영관 여성청소년 담당의 ‘대전시민 모두가 함께하는 안전하고 행복한 대전 만들기’ 등의 제목으로 진행됐다.

▲ 이인학 대전시자원봉사지원센터장이 22일 오후 대전시청 3층 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제5회 대전 자원봉사 활성화 포럼’ 가운데 개회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인학 대전시자원봉사지원센터장은 개회사에서 “2008년 제1회 대전 자원봉사 활성화 포럼이 개최된 이래,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이번 포럼은 최근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4대 사회악인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근절을 위한 ‘자원봉사계의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자원봉사의 역할 및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인학 센터장은 “그동안 대전시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활동과 인적·물적 자원의 연계를 통해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자원봉사를 통해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더욱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30년간 사회개혁과 자원봉사운동에 매진해온 고진광 대표는 이날 “대한민국은 무역 규모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행복해 하지 않는다”면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사회 양극화에 4대악으로 점철된 실생활이 국민을 절망과 고통으로 신음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고진광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가 22일 오후 대전시청 3층 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제5회 대전 자원봉사 활성화 포럼’에서 ‘4대악 근절을 위한 자원봉사계의 대응방안’이란 제목으로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어 고 대표는 “‘국민행복시대’를 주창하며 정권 창출에 성공한 박근혜 정부가 가장 먼저 ‘4대악 척결’을 내세우고 나섰지만 9개월이 지난 현재 구호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고 대표는 “사실 4대악과 같은 국민실생활과 밀접한 문제는 결코 정부의 정책과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시민사회가 앞장서 사회개혁운동을 일으켜야 하며 자원봉사정신이 뒤따라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역사상 유례없는 학교폭력 문제만 하더라도 정부는 책상머리정책으로 손쉽게 내놓은 것이 교사들의 승진 평가에 가점을 주는 방식인데 이 방안의 폐해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일선학교에서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으면서 정부정책의 허와 실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도층이 앞장서서 자원봉사를 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자원봉사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활성화가 되어야 한다”면서 “실적 위주의 형식적인 자원봉사가 아니라,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현장에서 고생하며 봉사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또 “중앙정부가 단독으로 아무리 노력하여도 불가능한 일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민간부문이 과업과 책임을 공유하고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의 자발적 참여가 활성화되어야 가능한 일”이라면서 “자치회 등 민간단체가 참여하는 자발적 안전관리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민관 협력적 노력으로 관 주도가 아닌 국민의 자발적 참여 의지와 개선 노력이 함께하도록 하는 정부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고 대표는 “기업의 사회공헌이 기업의 홍보에 머물지 말고 임직원 개개인의 사회 공헌도 동시에 강조되어야 한다”면서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스펙을 쌓아주는 자원봉사는 지양되어야 하고,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 자원봉사계가 봉사자를 먼저 예우하는 풍토 조성을 강조하고, 자원봉사센터의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22일 오후 대전시청 3층 세미나실에서 자원봉사 관계자,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5회 대전 자원봉사 활성화 포럼’이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와 관련해 방청객 가운데 혜천대학교 신선주(24) 학생은 “자원봉사는 하고 싶은 사람이 마음에서 우러나서 자율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지, 의무적으로 스펙을 쌓기 위해 한다는 자체가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정부의 ‘제도적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자원봉사계의 현 실태를 분석한 결과, 시간과 실적으로 기록되는 자원봉사의 맹점이 드러난 만큼, 구호로만 하는 자원봉사를 탈피해 실질적인 도움과 문제 해결이 될 수 있는 자원봉사가 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또 자원봉사센터가 지방자치단체장을 위한 센터나 관리자들을 위해 센터화되는 것을 경계하고 실행 가능한 작은 지역을 기반으로 민관 실행 체계를 구축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특히 자원봉사는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면서, 학생 자원봉사 활동을 재정립하고, 전문자원봉사자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참석자들은 가족의 공동체 의식과 인간성 존중이 밑바탕이 되어야 4대악을 근절할 수 있으며, 자원봉사 담당자들의 자성과 함께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정부의 지원이 강력히 필요하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 류진서 충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22일 오후 대전시청 3층 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제5회 대전 자원봉사 활성화 포럼’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진광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한국자원봉사협의회 상근공동대표 역임), 이성록 국립한국복지대학교 재활복지과 교수, 류진서 충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양혜경 우성대학교 사회복지아동학부 교수, 조영관 대전서부경찰서 생활안전과 여성청소년 담당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편 대전시는 4대악 근절과 ‘안전하고 행복한 대전 만들기’를 위해 대전경찰청(청장 정용선)을 중심으로 ‘훌륭한 부모가, 행복한 가정이, 훈훈한 사회를 만든다’는 내용의 ‘ㅎㅎㅎ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ㅎㅎㅎ 운동’은 대전시민의 체감안전도를 향상시켰으며 경찰청에서 발표한 ‘2013년 상반기 4대 사회악 근절 활동 평가’에서 그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

경찰청이 올해 상반기 2회에 걸쳐 전국 16개 시·도별 성인과 기혼 여성,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4대 사회악 근절 관련 안전도 및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전경찰청이 ‘체감안전 향상도’ 전국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ㅎㅎㅎ 운동’은 대전시민들과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앞으로 전국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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