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집트 콥트 교회 성직자가 지난달 21일(현지시각) 카이로에 있는 와라크의 성마리아 교회에서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 장례미사 중 향을 피우고 있다. 전날 카이로에 있는 한 교회에서 열린 결혼식에서 복면을 쓴 무장괴한들이 총기를 난사해 여자아이 2명를 비롯해 여러 명이 숨져 이집트 기독교인들이 망연자실했다. (사진출처: 뉴시스)

전 세계 곳곳서 “종교 자유 보장하라”
종교갈등 유혈사태로 이어져 인명·재산피해 막심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지난 11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 있는 인도 고등법무관 사무소 앞에서 특별한 집회가 열렸다. 전 세계의 박해받는 기독교인을 위한 인권단체인 ‘릴리즈 인터내셔널(Release nternational)’이 차별받는 인도의 개신교인들을 위한 철야기도집회를 가진 것. 이들은 힌두교 무장군인들의 폭력과 ‘반(反)개종법’의 위협 아래 차별과 고통을 받고 있는 인도 개신교인들을 위해 28만 명의 서명을 받았으며, 헌법에 명시된 종교 자유의 권리를 보장해줄 것을 청원하는 청원서를 인도 고등법무관 사무소에 제출했다.

릴리즈 인터내셔널의 폴 로빈슨 대표는 “우리는 기독교인들이 두려움에 떨거나 거짓되게 고소당하거나 투옥되는 일 없이 자신의 신앙을 갖고 이를 전파할 수 있도록, 인도 정부가 헌법에 명시된 권리를 보장해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인도에서는 7개 주에서 반개종법이 시행되고 있다. 반개종법은 다른 종교로 개종을 원하는 경우 먼저 당국의 공식적인 승인을 받아야 하며, 종교 지도자들은 자신의 개종 사실을 보고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징역 3년에 처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인도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인도, 개신교 인구 증가로 박해도 늘어

세계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인도는 최근 개신교인 수가 현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에본부를 둔 국제선교단체 미션소사이어티(Mission Society)에 따르면 인도의 개신교 인구는 세계 8위다. 딕맥클레인 회장은 “현재 인도에는 7100만여 명의 기독교인이 존재하며, 이는 인도가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큰 기독교 국가가 됐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2001년 인도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기독교 인구는 2400만여 명에 불과했다. 지난 12년간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특히 과거에는 주로 카스트 제도의 하위층이었던 사람이 개신교인이 되었으나 이제는 중간 계층이나 고위 계층 사이에서도 개신교인 수가 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젊은 사람들 가운데서도 많은 수가 개신교로 개종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는 개신교인이 늘어나는 만큼 그에 대한 박해도 늘고 있다.

힌두교인이 대부분인 인도에서 여전히 소수종교인 개신교는 종교적인 적대감에 부딪히고 있고 이는 박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인도 인류학자인 프라부 싱 박사의 분석이다.

인도에서는 무슬림과 힌두교도 간 종교분쟁도 이어지고 있다. 인도 북동부 아삼주에서는 한 달 이상 계속된 무슬림-힌두교도 간 종교분쟁으로 8월 중순까지 80명이 사망하고 40만여 명이 피난을 떠났다. 이곳에서는 힌두문화에 동화된 아삼주 토착민인 보도족(族)이 이웃국 방글라데시에서 무슬림 교도들이 급격히 유입되는 데 대해 불만을 표출하며 갈등이 촉발됐다.

◆미얀마의 무슬림과 불교도 종교분쟁

지난 13~16일 이슬람협력기구(OIC) 대표단은 미얀마의 무슬림과 불교도 사이의 종교분쟁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미안마를 방문했다. 이에 승려 6명을 포함한 불교도 60여 명은 양곤 공항에서 대표단 방문에 항의하고 이들의 활동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대표단이 라카인주의 주도인 시트웨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불교도 4천여 명이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 라카인주에서는 무슬림인 로힝야족과 불교도 사이에 두 차례 종교 분쟁이 발생해 200여 명이 목숨을 잃고 14만여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피해자의 대부분은 무슬림이다.

불교도가 대부분인 미얀마에서 로힝야족은 미얀마의 국적을 얻는 것도 거부당한 채 이웃 방글라데시로부터 유입해온 불법 이민자 취급을 받고 있다. 또 다른 나라로 망명하고자 태국으로 불법 입국했다가 수용소에 갇힌 사람도 2천여 명에 달한다.

대표단은 일정 중에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나 면담 시간을 가졌으나 테인 세인 대통령과 수치 여사는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전 세계 종교분쟁, 극심한 피해 남겨

세계 곳곳에서는 종교간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종교분쟁은 유혈사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극심한 인명‧재산 피해를 남기고 있다. 유가족과 이웃 등이 입은 정신적인 충격까지 고려하면 그 피해규모는 추산하기조차 어렵다.

종교분쟁은 특히 기독교인-무슬림 간 마찰 사례가 많다.

지난 9월 22일 파키스탄 북서부 페샤와르의 한 교회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최소 78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파키스탄은 국민 대부분이 무슬림이며 기독교인은 2%에 불과하다. 기독교인들은 빈곤층으로 극심한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는 수백 명의 기독교인들이 폭탄 테러 규탄 시위를 벌였다.

이집트에서는 콥트교회 2~3곳이 계속 이슬람 세력의 공격을 받고 있다. 무슬림이 대부분인 이집트에서 소수종교인 콥트교는 이집트 전체 인구 중 약 10%를 차지하며, 지난 2011년 시민혁명 이후 무슬림과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종교로 인한 분쟁과 갈등은 전 세계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키란 발리 UN NGO URI 국제의장은 “세계평화는 종교 간 화합을 이룰 때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종교가 원하는 것은 전쟁이 아니다. 경서에서는 전쟁하라고 가르치지 않는다”며 “종교를 이용해서 전쟁이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경서대로 살면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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