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IBK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진행된 ‘100년 전 사진으로 본 한국의 역사와 문화’ 사진전 개막식에서 정성길 관장이 조준희 기업은행장에게 고 최승희 육필 최초공개본을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100년 전 사진으로 본 한국의 역사와 문화’ 사진전
고 최승희 미공개 육필 사진, 황태자 이구 어린시절 공개
역사 현장 그대로… 광화문·숭례문 복원 시 중요 사료로 사용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일제강점기 시절, 치마저고리로 온 몸을 감싸듯 풍성함을 뽐내던 한복의 맵시 대신에 맨살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예술적 본능을 거침없이 표현했던 ‘전설의 무희’ 고 최승희.

인도풍 의상을 차려 입고 고혹적인 동작과 표정을 짓는 고 최승희의 시대를 앞선 매력이 담긴 미공개 사진과 육필 사진이 최초로 공개됐다. 바로 ‘100년 전 사진으로 본 한국의 역사와 문화’ 사진전에서다.

사회종합일간지 천지일보가 주최한 ‘100년 전 사진으로 본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지난 18일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오프닝을 시작으로 3주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된 무희 최승희 사진은 시대가 바뀐 현재에도 문화예술계에서 전설’로 통하는 이유를 알게 한다. 무희 최승희의 역동적인 몸짓이 박제된 사진이라도 보는 이들의 흥을 돋우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 어떻게 그녀가 마지막 숨을 거뒀는지는 알 수 없다. ‘전설의 무희’도 나라 잃은 설움 속에 비운의 생을 마감했다.

비운의 삶은 무희 최승희의 미공개 사진 옆에서 천진하게 장난감 자동차를 타며 즐거워하는 한 어린아이에게도 이어진다. 바로 조선의 마지막 황태손 이구의 아기시절 미공개 사진이 나라 빼앗긴 당시의 아픔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장난감 자동차에 몸을 싣고 사진을 찍은 황태손 이구(4세 시절). 식민지라는 것을 알 수 있듯 장난감 자동차에 버젓이 박힌 일장기는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게 만든다.

차한지(55세, 남, 강원도 원주시 우산동) 씨는 “전시를 보고 있으니 암울하고 참담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르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사진전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의 만행이 담긴 사진 몇 점도 아무런 트리밍 없이 그대로 보여준다. 일제의 조선인 대학살, 위안부 동원, 한반도 문화 파손 등이 담긴 몇 점의 사진은 그야말로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시라도리 마리아(일본, 40, 여) 씨는 “어제 서대문형무소에 가서 우리 조상의 만행을 보고 큰 쇼크를 받았는데 이번 전시에서도 큰 충격을 받았다. 가슴이 아프다”며 안타까워했다.

100년 전 사진은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우리의 진실을 담고 있지만 우리의 전통 문화 현장도 그대로 담겨 있다. 전시 작품 중 광화문과 숭례문 사진은 실제 광화문과 숭례문 복원 과정에서 중요한 사료로 사용되기도 했다.

‘100년 전 사진으로 본 한국의 역사와 문화’의 작품은 정설길 계명대 명예박물관장이 40여 년간 전 세계를 돌며 직접 수집한 것들로 대부분 기록유산으로 평가 받는다.

1974년 병원 근무 중 연수차 독일에 갔다 현지 선교사와 신부를 통해 우리 선조의 모습이 담긴 옛 사진을 발견한 것이 계기가 돼 전 세계를 돌며 사재를 털어 자신을 수집했다. 사진 대부분이 상당수는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수소문해 만난 외국인 선교사의 유족을 통해 어렵게 구한 것들이다.

행사를 주최한 이상면 천지일보 사장은 “문화융성과 역사교육이 시대의 화두가 된 시점에 진정한 문화강국은 옛 것을 토대로 새 것을 창조하는 ‘법고창신’에서 비롯된다. 이번 전시가 역사의식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100년 전 사진으로 본 한국의 역사와 문화’ 사진전은 12월 8일까지 IBK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진행된다. 전시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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