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접받고 싶거든 먼저 대접하라
윗사람을 공경할 줄 알아야 한다
국민을 위해 하나 되기를 바란다

 
공자는 자산을 다음과 같이 평했다. ‘그에게 인재의 도리 네 가지가 있으니, 그 몸가짐을 공손히 했고, 윗사람을 섬김에 공경하는 마음으로 했으며, 그 국민을 가르치는 데 은혜로이 했고, 그 국민에게 일을 시키되 의롭게 했습니다.’

자산의 인재됨의 도리 네 가지는 오늘날 지도자라면 능히 가져야 할 덕목일 것이다. 특히 정치인이라면 다른 것은 몰라도 이 네 가지 도리를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 할 것이다. 허나 작금의 형국을 보고 있노라면 인재(人才)가 아닌 인재(人災)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지난 18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자격으로 국회 첫 시정연설을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이후에도 여전히 여야는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시정연설 때에도 새누리당 의원들은 33차례나 박수를 보낸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한 차례도 박수를 보내지 않았다. 통합진보당 의원들은 정당 해산 청구 철회를 요구하며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이어갔다. 특히 특검과 특위를 둘러싼 여야의 알력다툼은 그 끝이 보이지 않을 것만 같다.

공자의 자산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뜬금없이 웬 시정연설에 대한 이야기냐고 할 수 있겠다. 이 이야기의 중심은 여야의 알력다툼도 아니요, 현 정국에 대한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고자 함이 아니다. 사람의 사람됨을 말하고자 함이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은 한 나라를 대표하는 수장이다.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위해 입장했을 때 일어서서 예를 갖추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뽑은 대통령이든 아니든,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간에 일어나 예를 갖추는 것은 윗사람에 대한 마땅한 도리다. 표면적으로나마 대통령에 대한 예를 갖추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안에서 대접 못 받는 대통령이 밖에서 대접받는 것은 어찌 보면 어불성설이다. 이는 사람에 대한 예우라기보다는 대통령이라는 국가 수장에 대한 예우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은 예를 갖출 줄 모르면서 스스로가 국회의원으로 대접받기를 원한다면 이는 분명 양심 없는 행동일 것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자신들의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정치인이 아니다.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나아가 대한민국이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오죽하면 국회의원은 싸움을 잘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게 됐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아무리 군자 같은 이라도 모든 사람이 좋아할 수는 없다. 내 눈에 들보는 못 보고 남의 눈의 티만 보는 사람에게 어찌 정치를 맡길 수 있겠는가. 이들 중에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는 말이 있다.

정치라는 것이 남의 눈의 티를 침소봉대하라고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닐 것이다. 남의 눈의 티가 있으면 뽑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기 눈의 들보가 있음 그것을 뽑아내고 서로 발맞추고, 눈 맞춰 가야 할 것이다. 나라를 다스리고 국민을 다스리는 일은 스스로가 바르게 서지 않는 이상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하였다. 늘 다투고 싸우는 모습만 보고 들은 사람들이 어찌 정치인들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국회의원들이 사석에서는 당파를 떠나 친하게 지낸다는 말들을 자주 한다. 허나 국회는 쇼맨십을 가르치거나 펼치는 곳이 아니다. 국익을 위한 것이라면 국회 안에서도 정당을 떠나 하나가 될 줄 알아야 한다. 국회의원 연금 올리는 문제에만 하나 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국민을 위해 하나가 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안팎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먼저는 인으로 사람됨을 행하고 효와 공경을 근본으로 삼을 줄 알아야 하며, 진심으로 효를 행할 줄 알아야 한다. 윗사람을 공경하고 예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국민은 서로 꼬투리 잡기보다는 화해와 화합의 손을 내밀어 잡는 모습을 더욱 원할 것이다.

이번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때의 분위기와 관련, 누군가는 꼭 일어서야지만 예를 갖추는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어쩌면 일어서고 안 일어서고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다하더라도 윗사람이 입장할 때에 일어서는 것이 ‘예’라는 것이 보편적인 인식으로 자리 잡은 만큼 일어서서 맞이하는 것이 예라 할 것이다.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만으로 자신의 할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본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했으니 분명 이 나라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다만 그 노력에 더해 ‘예’를 갖춰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스로는 예를 다하지 않으면서 국민에게 대접받기를 원하는 이는 아마도 없으리라 본다. 하루속히 예와 덕을 더한 지도자들의 모습을 보는 날이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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