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김영복 원장

찌게(탕)
탕은 오늘날의 찌개라고 할 수 있다. 쇠고기, 생선, 닭고기 중 한가지만을 택하여 조리한다. 양념에 파, 마늘, 고추 등을 쓰지 않는다. 예전에는 탕의 수를 1, 3, 5의 홀수로 하였고, 탕의 재료로서 고기, 생선, 닭 등을 사용하였다. 3탕일 경우는 육탕, 어탕, 계탕을 준비하였는데 모두 건더기만 탕기에 담았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국물과 같이 올리는 일도 있으므로 편리한 대로 한다. 헛 제삿밥은 국물 그대로 올리는데, 육, 어, 소를 함께 넣어 한 그릇에 끓이기도 한다. 기름에 튀기거나 부친 것으로 육전과 어전, 소전(두부전) 세 종류를 준비한다.

옛날에는 적과 함께 계산하여 그릇 수를 홀수로 만들고자 전은 반드시 짝수로 만들었다. 전과 적을 합하여 홀수가 되어야 하는 것은 재료가 고기, 생선 등 천산(天産)이기 때문에 양수인 홀수에 맞춘 것이다.

육전은 쇠고기를 잘게 썰거나 다져서 둥글게 만들어 계란을 묻혀 기름에 부친다. 어전은 생선을 저며 계란에 무치고 기름에 부친다. 소전은 두부를 직사각형으로 썰어 번철에 지진다.

구이(적)
적은 구이로서 제수 중 특별식에 속한다. 옛날에는 육적, 어적, 계적의 3적을 세 번의 술잔을 올릴 때 바꾸어 구워서 올렸으나 오늘날에는 한 가지만 준비하도록 하고 올리는 것도 처음 진수 때 함께하고 잔을 올릴 때마다 따로 하지 않는다.

육적은 쇠고기를 2~3등분 하여 길게 썰어 소금구이하듯이 익혀 사각 접시에 담는다. 어적은 생선 2~3마리를 고춧가루를 쓰지 않고 익혀서 사각의 접시에 담는다. 이때 머리는 동쪽으로 하고 배는 신위 쪽으로 가게 담는다(지방에 따라 반대로 하기도 한다).

계적은 닭의 머리, 다리, 내장을 제거하고 구운 것으로 등이 위로 가게 하여 사각의 접시에 담는다. 적을 올릴 때는 적염이라 하여 찍어 먹을 소금을 접시나 종지에 담아 한 그릇만 준비한다.

나물(숙채)
익은 채소이다. 한 접시에 고사리, 도라지나 무, 배추나물 등 3색 나물을 곁들여 담는다. 또는 각기 한 접시씩 담기도 한다.

추석 때는 배추, 박, 오이, 호박도 푸른색 나물로 쓰는데 역시 마늘, 고춧가루는 양념으로 쓰지 않는다. 김치(침채)는 희게 담은 나박김치를 보시기에 담아서 쓴다.

고춧가루는 쓰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간장(청장)은 맑은 간장을 한 종기에 담는다. 전통적으로 제사에 쓰는 과일은 대추 밤 감, 배였으므로 이것들을 꼭 준비하고 그밖에 계절에 따라 사과, 수박, 참외, 석류, 귤 등의 과일을 1~2종 준비하면 충분하다.

바나나, 파인애플, 키위 등 생소한 수입 과일은 일절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옛날에는 과일이 지산이라 하여 그릇 수를 음수인 짝수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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