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넓고 길고 영원한 이야기가 있는 문학의 집, 서울(1)
우리의 넓고 길고 영원한 이야기가 있는 문학의 집, 서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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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영원하다
▲ 남산 자락에 안겨 있는 문학의 집, 서울의 모습. 자연을 사랑하는 곳답게 자연과 하나 된 모습이다.
길었던 장마가 끝나고 연일 기록적인 더위가 계속되던 지난달, 그중에서도 그 하루 굉장히 무덥던 날, 눈(雪) 결정(結晶)이 그려진 아이스크림을 먹다 문득 눈이 그리워졌다. 이내 생각은 날씨만큼이나 반응이 뜨거운 영화 설국열차(snowpiercer)로 이어졌고, 결국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영화는 영상 예술이다. 스크린에 반사되는 화면을 보면서 스토리를 이해하고 감동을 느낀다. 거기에 음향이 차지하는 몫도 대단히 크다. 언젠가 TV에서 공포영화에서 아무리 무서운 장면이라 해도 효과음이 없다면 그 무서운 정도가 크게 줄어드는 실험을 본 적도 있으니 말이다. 언어를 바탕으로 하는 시나리오, 배우의 동작, 조명과 촬영과 편집 같은 기술적인 요소, 거기에 소리가 어우러진 영화는 종합 예술이다.

유년시절의 기억에 크게 자리 잡은 미국 드라마가 하나 있다. 바로 피어스 브로스넌(레밍턴 스틸 역)과 스테파니 짐발리스트(로라 홀트 역)가 사립탐정으로 호흡을 맞춘 ‘레밍턴 스틸(Remington Steele)’이다. 영화를 많이 봐서 영화에 대한 지식이 많았던 레밍턴은 사건 현장을 보면 그와 비슷한 장면이 나왔던 영화의 장면이 떠오른다. 그래서 그것을 참고해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어린 마음에도 문제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해답을 찾아가는 게 정말 멋있었다. 그러면서 ‘나도 그럴 수 있도록 영화를 많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경험보다 좋은 스승은 없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에는 한계가 있기에 직접 경험할 것과 간접으로 경험할 것을 취사선택을 해야 한다. 간접 경험으로 좋은 것이 바로 영화와 소설이다. 영화의 묘미는 앞서 레밍턴 스틸의 예에서 알 수 있다. 소설은 재미와 감동을 준다.

소설은 흔히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이라는 5단 구성으로 진행된다. 이 중 결말은 대립이 종결되어 갈등이 해소되고, 성패가 결정되어, 주인공의 운명이 분명하게 정해지는 단계이다. 우리는 모두 ‘소설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아니 우리 삶 자체가 한 편의 소설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나 자신이다. 흔히 파란만장한 삶을 이야기할 때 ‘내 이야기를 소설로 쓰면 책이 몇권 나온다’고 하지 않던가.

결말에는 행복한 결말(Happy ending)도 있지만 비극적인 결말도 있다. 또 굳이 결말은 내지 않고 독자의 상상에 맡기는 개방적 결말도 있다. 나는 과연 어떤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야 할까? 희극(喜劇)인가 비극(悲劇)인가.

많이 알려졌듯이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새로운 빙하기를 맞은 인류가 대부분 죽고, 기차에 타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기차의 지배자이자 절대자인 윌포드는 ‘사람은 자신이 있어야할 정해진 위치가 있고, 위치를 지키는 사람들이 모여 인류가 된다’고 역설한다. 그런데 그 정해진 위치라는 것이 각종 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최상류층 칸부터 짐승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는 꼬리 칸까지 다양하다.

태어나서 앞에 놓인 길을 따라 가는 우리 인생이 레일을 따라 도는 기차를 닮았다. 궤도가 기차가 가야할 길이라면, 지금 내가 걷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내 레일이요 궤도이다. 빠진 데 없이 탄탄하게 이어진 레일은 기차의 안전 주행을 보장한다. 하지만 혹시 앞에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면….

알파에서 오메가, 즉 ‘시작에서 끝까지 다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존재’와 ‘그저 눈에 보이는 것이 다’라고 생각하는 존재의 생각과 행동은 그야말로 천지(天地)차이다.인류는 지구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소설의 등장인물이다. 소설가를 비롯한 문학가들은 인류의 현 주소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적절한 소재를 찾아 나타내며 여기에 자신의 해법을 내놓는다. 독자는 문학작품을 통해 정신적 즐거움과 미적 쾌감을 느끼며, 삶의 의미를 깨닫고 교훈을 얻는다. 이것이 문학의 힘이다. 나의 삶은 타인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 그러하기에 저마다 문학을 통해 삶에 대한 고민과 해법을 나타낼 필요가 있다. 문학이 대중과 가까워야 한다는 것이다.

김응용 객원기자/ haenguna007@hanmail.net

▶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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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인 2013-11-16 23:06:54
문학의 집은 관공서아니에요? 관공서면 딱딱한 건물 취향이어야 할텐데 아담한 정원이 있는집이라 운치있어요. 절로 문학과 가까와질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