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일녀 기자] KB국민은행 도쿄지점이 부당한 방법으로 대출을 해주고 수수료를 받아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포착됐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국민은행 도쿄지점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 명의를 내세우는 방식으로 수천억원대의 부당 대출을 해주고, 거액의 수수료를 챙긴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특히 이 수수료 가운데 국내로 들어온 20여억원이 당시 경영진과 관련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당시 KB금융 경영진은 해당 지점장이 실적이 좋다며 승진시키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이러한 내용이 적힌 서류를 발견했다. 해당 지점장은 지난 1월 도쿄지점장을 마치고 현재까지 승진하지 못한채 대기발령 상태다.

국민은행 도쿄지점은 2008년부터 국내 기업 일본 현지법인에 1700억 원을 부당 대출했다가 지난 8월 일본 금융감독청에 적발됐으며, 현재 금감원 검사를 받고 있다.

앞서 외환은행 도쿄 및 오사카지점도 2006년 자금세탁 혐의로 3개월간 영업 정지를 당했고, 이에 금감원은 2010년 외환은행에 기관경고 징계를 내린 바 있다.

금감원은 다른 시중은행 해외 점포에도 국민은행과 유사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고강도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 국민은행 등 11개 시중은행이 운영 중인 해외 현지법인과 지점은 145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