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 하이옌으로 거세진 파도에 밀려 육지로 떠밀려온 대형 선박 한 척이 10일 완전히 파괴된 타클로반의 주택가 폐허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태풍 관측사상 가장 강력… 주변 베트남․중국도 비상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필리핀을 강타한 슈퍼 태풍으로 사망자가 1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 주변국인 베트남․중국 등도 비상이 걸렸다.

AP 및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각) 필리핀 현지 경찰과 지방정부는 필리핀 중남부를 강타한 초대형 태풍 ‘하이옌(Haiyan)’으로 인한 사망자가 1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날인 9일 필리핀 적십자사는 사망자수가 약 12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옌은 지난 8일 필리핀 동부를 거쳐 9일 중남부를 강타했다. 필리핀 방재 당국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중앙 필리핀 36개 주에서 428만 명이 피해를 당했으며, 34만 2천 명이 공공대피소 주변에 머물고 있다. 사망자는 대부분 익사하거나 건물이 무너지면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태풍 하이옌의 직격탄을 맞은 타클로반 지역은 주변도로와 공항 등이 모두 폐허로 변했으며, 중부 레이테 섬은 전체의 70~80%가 파괴됐다. 9일 타클로반을 방문한 마르 로사스 필리핀 내무장관은 “물과 전기, 수도 등 모든 문명의 자취가 사라져 버렸다”며 “통신수단을 비롯, 미디어 전체가 초토화돼 생존자 파악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주변 지역의 통신 두절과 고립된 상황을 감안, 향후 피해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는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을 강타할 당시에 순간 최고 풍속이 시속 379㎞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태풍 관측사상 가장 강력한 강풍이다.하이옌은 올 들어 필리핀에 발생한 24번째 태풍으로, 1991년 태풍 ‘루스’ 이래 최대 피해를 끼친 태풍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하이옌은 당초 예상된 진로를 약간 틀어 베트남 북부와 중국 접경지대에 상륙할 것으로 보여 베트남과 중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베트남 소리방송(VOV)은 하이옌이 중부 꽝응아이성에서 약 200㎞ 떨어진 해상에서 관측됐다며 현재 북중부와 북부해안 지역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방재당국은 취약지역 주민 50만여 명을 안전지대로 긴급대피시켰으며, 베트남군은 약 45만 명의 병력을 해안지역에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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