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조선 홍헌표 편집장. (사진제공: 헬스조선 홍헌표 편집장)

대장암 3기 진단받고 수술, 12차례 걸친 항암치료 포기
몸의 자연치유력 믿어… 해로운 식·생활습관 통째로 바꿔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생과 사의 갈림길에 놓이면 사람은 신 앞에 무릎을 꿇기 마련이다.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도 그랬다. 암 수술 후 그는 하느님께 매달렸다. 그리고 자신이 건강을 되찾기까지 하느님을 의지했다고 고백했다.

“(하느님은) 제가 확신을 갖고, 건강 플랜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 든든한 ‘빽’이 돼 주셨죠. 힘들 때 기도하고, 기도하면서 제 자신을 추스르고 자신감을 가졌으니까요. 결국은 하느님께서 날 도와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웃음 바이러스’와 ‘건강 바이러스’를 동시에 퍼트리고 있는 헬스조선 홍헌표 편집장이다. 홍 편집장은 누구를 만나든 건강한 웃음으로 사람들을 맞이했다. 헬스조선 사무실에서, 그가 이끄는 동호회 모임이 열린 한 교회에서도 그는 주변 사람들과 웃고 있었다.

얼굴 근육이 그가 웃을 수 있도록 적합화된 듯 했고, 눈빛은 진심으로 즐거워 보였다. 그의 웃음 비결이 궁금해졌다.

홍 편집장은 2008년까지 조선일보 스포츠부에서 근무했고, 그해 베이징올림픽 취재를 하다가 혈변을 본 후, 병원에서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았다. 곧바로 수술을 받았고 이후 총 12회에 걸쳐 받아야 하는 항암치료를 4회까지만 받고 중단했다.

대신 그는 몸의 면역력을 키워 암을 이겨낼 수 있는 상태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강한 의지와 노력이 뒷받침돼야만 하는 과정이었다. 이 같이 힘든 과정 속에는 지지대가 된 그의 신앙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종교인 가톨릭 신앙을 굳이 앞세우지 않았지만 이미 삶 곳곳에 신앙이 녹아 있었다.

“어찌 보면 힘겨운 시기일 수도 있는 암 투병 기간 내게 힘을 준 것은 기도였죠. ‘하느님께서 늘 곁에 계시면서 날 보살펴주시니 불안해하지 말라’고 나 자신에게 다짐했죠. 돌이켜보면 내가 걸어온 길은 내 의지만은 아니라 하느님이 이끌어주신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요.”

그의 자서전 ‘나는 암이 고맙다’에서 그는 이렇게 자신의 암 투병과 신앙의 관계를 표현했다. 또 홍 편집장은 그가 병에 걸린 것도 신의 은총이라고 여겼다.

‘내가 병에 걸린 것은 신의 은총이다. 가족을 생각하고 나 자신을 돌보라는 주님의 은총이다. 집사람과 두 딸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라는 주님의 뜻이다. -2009년 1월 14일 일기 중-’

그가 항암 투병을 하며 기록한 일기의 일부다. 또 그는 자서전을 통해 “하느님께서 나에게 암을 주신 이유는 날더러 십자가를 지라는 뜻이고, 하느님께서 뜻하시는 대로 나를 이끌어줄 것이라는 믿음이 나도 모르게 생겼다”고 고백했다. 아울러 “내 하루하루는 나만의 것이 아니라 가족과 이웃과 암 환우를 위해 쓰라는 하느님의 삶이라는 것을 마음에 새긴다”고 덧붙였다.

신앙이 그가 의지할 만한 안식처가 된 것이다. 그는 몸의 면역을 높이면 암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생각을 바꾸고 난 후에는 습관 바꾸기에 돌입했다. 몇 십 년 동안 몸에 배인 습관을 바꾸기란 쉽지가 않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노력하고 기도하기를 반복했다.

마치 솔개처럼. 꽤 장수하는 날짐승으로 알려진 솔개는 70년을 산다. 그러나 그렇게 장수하기 위해선 약 40년이 됐을 때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 노화된 자신의 부리와 발톱, 깃털을 없애고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죽는다. 독수리는 자신의 부리로 바위를 쪼아 부리를 깨부수고, 새로 난 부리로 자신의 발톱을 뽑는다. 그리고 새 것으로 난 발톱으로 깃털을 다 뽑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 30년의 수명을 더 얻는다.

▲ 헬스조선 홍헌표 편집장. (사진제공: 헬스조선 홍헌표 편집장)

홍 편집장도 살기 위해 탈바꿈을 택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마음과 습관을 바꾼 그에게는 ‘건강’이 허락됐다.

그는 식습관, 생활습관, 마음습관을 다 바꿨다고 전했다. 그리고 현대인들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하고 있는 생활의 80% 정도는 건강을 위해 바꿔야 할 것들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자연적인 면역력 회복을 위해 인터넷 카페를 뒤지고, 환자의 체험담이든 의사의 지침서든 균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판단되는 책을 골라서 읽고 실천했다.

육식을 좋아했던 그는 식단을 채식으로 바꿨다. 지금도 고기, 우유, 달걀, 유제품은 웬만해선 잘 먹지 않는다. 대신 해산물을 즐겨 먹는다. 그는 해조류를 ‘바다의 항암제’라고 표현했다. 또 음식은 천천히 먹는다. 천천히 먹지 못하는 사람에게 그는 ‘한 숟가락 먹고 숟가락 내려놓기’를 제안했다. 에어컨은 멀리하고 족욕을 즐긴다. 가까운 숲길을 거니는 것도 추천했다. 또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긍정적인 마음을 갖자는 ‘마음자세’를 권했다.

사실 듣고 보면 그의 조언은 그동안 매스컴이나 건강 관련 책에서 권유하는 정보와 크게 다를 게 없다. 다른 점이 있다면 몸의 자연치유 능력을 ‘믿고’ ‘실천했느냐’이다.

그는 자신이 실천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함께 웃고 암을 이겨내는 ‘웃음보따里’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다. 동호회 모임 프로그램은 웃음으로 시작해 웃음으로 끝난다. 웃음치료를 하고 있는 셈이다. 자발적으로 웃어야 웃음의 치료 효과가 있기 때문에 회원들의 자발성을 이끌어내야 하지만 그게 제일 어렵단다.

굳이 암이 아니더라도 병이나 환경을 이겨내지 못하고 삶을 포기하는 사람에게 ‘이 세상에 태어나 자신의 삶을 진정으로 사랑해본 적이 있냐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라’고 말하는 홍 편집장은 오늘도 “행복한 마음으로 웃으며 살라”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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