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 태풍 피해. 초대형 태풍 '하이옌'이 강타한 필리핀 알바이주(州) 레가스피시(市)의 해변가 가옥이 8일(현지시간) 거대한 파도를 휩싸여 일부가 부서지고 있다. 최대 순간풍속 시속 379km에 달하는 이 슈퍼 태풍으로 인해 100여명이 숨지고 100명 가량이 부상됐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필리핀 중남부 지역을 강타한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인해 최소 100여 명이 사망하고 일부지역이 고립되는 등 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9일 현지 언론과 외신은 필리핀 민항청 관계자를 인용해 태풍 피해지역의 한 도시에서 숨진 주민의 시신이 상당수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전날 하이옌의 직격탄을 맞은 중부 레이테 섬의 타클로반 주변 도로에서 수십 구의 시신과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GMA방송도 레이테 섬의 팔로와 타클로반 등지에서 적어도 53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긴급뉴스로 보도했다. 피해 현장에 급파된 군 관계자들도 엄청난 수의 시신들이 도로 주변에 널려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현재 필리핀 현지에서는 정확한 피해현황이 집계되고 있진 않지만 최소 100명이 숨지고, 부상자도 수백 명이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인근 지역 주민 약 72만 명이 긴급 대피했다. 세부나 보라카이 해변도 태풍의 영향권에 포함돼 관광객들도 급히 휴가를 중단하고 돌아갔다.

필리핀 정부는 당초 “전쟁 준비 수준의 대비를 마쳤다”며 주민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태풍의 위력이 기상관측 이래 최대인 것으로 확인되며 피해를 막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에는 매년 평균 20여개의 태풍이 발생, 적잖은 인명 피해와 물적 피해를 주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슈퍼태풍 ‘보파(Bopha)’가 필리핀 남부지역을 강타해 약 2천 명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피해를 입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에 따르면 태풍 ‘하이옌’의 순간 최대풍속은 시속 379km에 이른다. 이전까지는 지난 1969년 미국 미시시피에 상륙한 허리케인 ‘카미유’가 시간당 풍속 305km로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세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남긴 1979년 태풍 ‘팁’도 순간 최대풍속이 시속 305km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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