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46호 회의실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10.30재보선 서청원 당선자와 박명재 당선자가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함께 손을 들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원조친박’ 서청원 입성… 기대와 우려감 교차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당의 주도권 강화인가 아니면 종속체제의 심화인가. 이른바 ‘원조 친박’ 서청원 의원의 입성에 따른 당청관계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30일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 당선으로 7선 고지에 오른 정치 거물의 등장은 어떤 모양으로든 당청관계에 변화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서 의원의 귀환을 바라보는 시선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오랜 정치 경험과 박근혜 대통령과의 두터운 신뢰로 교착상태에 빠진 정치를 복원하고 꼬인 정국을 풀 수 있다는 기대감과 박 대통령의 ‘호위무사’ 중 하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박 대통령과의 인연이 깊은 서 의원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도 대등한 관계로 알려졌다. 이는 수평적 당청관계에 대한 기대를 낳는다. 또한, 상도동계 출신으로 야당 인사와의 인연도 많아 야당과의 소통에도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서 의원 자신도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함께 정치 복원을 최대 목표로 내세웠다. 야당과의 소통과 대화로 정치를 복원하는 데 자신의 경험과 경륜을 다 쏟아 붓겠다는 것이다.

이런 역할론의 배경엔 기존 지도부가 친박의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다는 시각이 깔렸다. 그동안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체제에서 친박 세력이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청와대에 끌려 다녔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서 의원이 친박의 구심점을 자임하고 ‘목소리’를 낼 경우에도 ‘리스크’는 존재한다. 현실 유지를 바라는 기존 친박 주류의 견제와 당권을 염두에 둔 김무성 의원과의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서 의원의 입성으로 당의 주도권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에 방점을 찍고 있다.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 명예회장인 정성호 교수는 “지금까지 당의 역할이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이나 공약 사항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행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었다면, 앞으로는 지방선거도 있기 때문에 당이 주도적 역할을 해나가는 것으로 바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석우 정치평론가는 “기존 친박 주류의 정치력에 한계가 노출되고 있다”며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캠프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을 때 김무성 전 의원이 총괄선대본부장으로 들어와 분위기를 다잡았듯이 이번엔 서 의원이 들어와 당 전반의 정치력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서 의원의 합류로 당청관계가 종속체제로 심화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보다 친정체제가 한층 강화되면서 청와대에 직언을 하기 보단 정부 정책과 공약 입법 통과를 뒷받침하는 데만 주력하는 친위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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