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다
혼자 누리는 권리가 아니다
누구나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아직도 ‘다름’과 ‘틀림’의 차이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다르다’와 ‘틀리다’는 엄연히 다르다. 틀림은 옳은 것을 찾아갈 수 있게 알려주고 고쳐주면 되지만 다름은 이해와 관용, 소통과 화합이 필요하다.

이 다름과 틀림에 대한 분별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에 이 사회에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아니 어쩌면 이 둘을 분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구분하기 싫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특히나 이 둘의 차이를 구분하기 싫어하는, 혹은 구분하기 어려운 부분이 종교가 아닌가 한다. 워낙에 많은 종교가 있다 보니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분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나 종교가 다르다고 해서 그 종교를 믿는 사람마저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틀린’ 사람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나와는 다르기에 외면하고, 틀렸기 때문에 핍박한다는 것은 그저 나를 기준으로 한 판단일 뿐 그것이 옳고 그름의 기준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종교적‧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강제개종교육 또한 다름과 틀림에 대해 무지했기에 일어난 일이다. 물론 자기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진실을 숨기면서 상대방을 핍박하고 저주하는 못된 심보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강제개종교육을 일삼는 이들이 들고 나오는 무기가 바로 이 다름과 틀림이라는 것이다. 다름도 틀림도 구분하지 못하는 이들이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다름과 틀림을 들고 나와 상대방을 ‘틀렸다’고 정죄하며 괴롭게 한다는 것이다. 종교인으로 해서는 안 될 일들을 자행하고 있으니 실상 그들을 종교인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대한민국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고, 언론의 자유가 있다고 그토록 부르짖으며 국민의 권리를 앞세우는 이들이 정작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으며, 차별하고 있다는 사실을 왜 인지하지 못한단 말인가.
물론 종교에 있어서만 차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인종차별이라는 말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인종차별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해외동포들이 인종차별을 받으면 분노에 가까운 감정을 표출하면서 우리 안에 있는 해외근로자들과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서구 사회보다 우리 사회가 인종차별에 대한 벽이 더 높을지도 모른다. 잘 사는 나라에서 온 사람과 못 사는 나라에서 온 사람에게 대하는 태도가 다르고, 피부색에 따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하늘 아래 그 누구도 피부색이나 출신 국가 때문에 차별받을 이유는 없다.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다.’라는 말은 그저 구호에서 그치라고 있는 말이 아니다. 정말 사람다워지라고 있는 것이다.

어디 이뿐이랴. 우리 안에서도 빈부의 격차로 인한 차별이 존재하며, 나아가 이 빈부의 격차가 신분의 높고 낮음을 구분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빈부와 지위고하를 따지고 그것으로 사람의 인격을 따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잊을 만하면 들려오는 소식은 장애인 차별에 대한 것이다. 장애인 차별에 대한 일이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기에,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는 사건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는 일이 많다. 최근 서울의 한 특수학교에서 교사가 수업시간에 장애 학생의 귀를 라이터불로 지진 사건이 일어났다. 수업시간에 졸았다는 이유다. 가해 교사는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것인데 실수했다며 해당 학생과 학부모에게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는 심각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권침해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몸과 마음이 아프다는 이유로 그 누구에게도 괄시당하거나 상처를 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처럼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거나 자기와는 다르다는 이유로 핍박하고 외면하는 이들이 외려 ‘사람’과는 다르며, 나아가 틀린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금수만도 못한 사람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라는 말은 자기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내 기준에서의 다름과 틀림이 아니라 사람 기준에서 바라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그 사람다운 사람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다름과 틀림이 무엇인지에 대해 지금보다 분별력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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