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sat 사업총괄 김영택 부사장이 4일 오후 2시 광화문사옥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궁화 위성 매각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김 부사장이 관련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불거진 KT 위성 헐값 매각과 관련해 KT가 4일 오후 2시 직접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의혹은 더 확산되는 분위기다.

KTsat 사업총괄 김영택 부사장은 이날 광화문사옥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궁화 위성 매각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이날 김 부사장은 “언론의 잘못된 보도 내용이 있어서 이를 바로 잡으려 한다. 믿어달라”며 운을 뗐다.

◆7가지 의혹에 대한 7가지 해명

첫 번째 의혹은 ABS에 위성을 매각할 당시 무궁화 위성3호에 사용할 용도로 재할당받은 주파수도 함께 매각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김 부사장은 “주파수를 ABS에 매각했다는 것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며 “이는 100% 소유하고 있으며 ABS에 양도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KT가 홍콩에서 위성을 산다 한들 주파수를 사올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이 보도는 사실이 아님을 강조해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질의응답 과정에서 “현재 재할당된 주파수를 ABS가 사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답하기도 했다.

두 번째 의혹은 위성매각의 적정성 논란이다. 국가자산인 위성을 임의로 매각했다는 데 대해서 그는 “KT는 민영화된 회사”라며 “제작 당시에는 국가 자산이었지만 매각 당시에는 민영화된 KT 소유의 자산”이라고 해명했다. 2002년에 이미 KT는 공사가 아닌 민영화를 했기 때문에 위성 또한 민간의 소유로서 매각에 대한 결정권은 KT에 있다는 설명이다.

세 번째 무궁화 위성3호를 5억 원이라는 헐값에 매각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이는 위성 자체의 매매가격은 5억 원이 맞지만 기술지원 및 관제 비용 등 200여억 원대의 관련 계약이 체결돼 있다”며 “따지고 보면 사실상 200억 원이 넘는 가격에 매각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위성 매각 금액은 매각 시점의 잔존가치 등을 고려해 결정하게 돼 있는데 이미 3호는 설계수명이 다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또 대체 위성인 무궁화 위성6호가 발사돼 국내를 대상으로 더 이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네 번째 위성매각과 함께 관제소도 통째로 매각했다는 주장은 잘못됐다며 “무궁화 3호만을 위한 콘솔, 서버장비 등 일부만 매각된 것”이라며 “용인관제소는 KTsat 소유로 매각된 바 없다”고 주장했다.
다섯 번째 3호위성의 수명이 12년이 아닌 15년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15년이 아닌 12년이 맞다며 무궁화 3호 수명은 1999년 9월부터 소유권이 이전된 2011년 8월까지라고 밝혔다.

여섯 번째 위성 매각 시 관련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법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정부에서 심의 중이기 때문에 정부 발표 전에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매각 여부를 정부에 전혀 알리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은폐 의혹이 제기되자 이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일정액 미만의 금액으로 장비사에게 매각할 경우 신고 없이 할 수 있다고 당시 경영진들이 생각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에 숨길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일곱 번째 KT 스카이라이프 백업 비용으로 매년 ABS에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ABS에 한 푼도 비용을 지불한 적이 없다”며 “무궁화 위성6호에 장애가 없는 한 스카이라이프 백업에 대한 지출이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무궁화 6호가 위성장애를 일으킬 경우에는 백업위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무궁화 3호 위성을 즉각 백업을 위해 사용할 수 있게는 해뒀지만 이를 위해 직접 금액을 지불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문제가 발생해 3호를 사용할 경우 ABS 측으로부터 받고 있는 기술지원비에서 일부를 차감하는 구조로 비용을 처리하게 돼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김 부사장은 “백업 서비스 제공은 현재까지 이뤄진 바가 없고, 향후 발생 가능성도 극히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KT는 “위성 매각 관련 관제소 전체를 매각했다거나 위성 수명 15년 등 허위 사실을 의도적으로 유포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경 대응할 예정”이라고 엄포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확인국감을 통해 이석채 KT 회장이 국가 자산인 무궁화 위성 3호와 2호를 헐값에 매각했다고 주장했다. 이뿐 아니라 이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대외 무역법상 전략물자 수출 허가조차 안 거치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매각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 지난달 31일 민주당 유승희 의원이 KT의 무궁화 위성 헐값 매각을 주장하며 제시한 근거자료. (자료제공: 유승희 의원실) ⓒ천지일보(뉴스천지)

헐값 매각과 관련된 무궁화 2호는 이 회장이 KT 사장으로 취임한 지 1년 만인 2010년 1월에 매각됐다. 무궁화위성 3호는 이듬해 2011년 9월에 팔렸다. 이 위성들은 모두 홍콩의 ABS(Asia Broadcasting Satellite, 위성서비스 전문 기업)에 넘어갔다.

유 의원은 이 과정에서 직접 비용만 총 4500억 원 이상 투자한 무궁화위성 1호와 2호를 1% 수준에 불과한 45억 원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미래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무궁화 위성3호의 매각 금액을 확인한 결과 2호보다도 더 적은 5억 3000만 원에 팔렸다고 말했다. 무궁화 위성3호 개발에는 3019억 원이 투자됐다.

무궁화 위성3호의 경우 1호와 2호의 성능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월등한 성능으로 통신용 중계기 27기와 방송용 중계기 6기를 탑재했다. 유 의원은 이런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 2호보다 더 싼 가격에 판매했다는 것은 헐값 매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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