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 앞둔 安에 견제구 날리는 친노

▲ 민주당 홍영표 의원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지난 대선 때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당시 안철수 후보가 후보를 양보하는 대가로 통합 야권 신당의 당권을 요구했다는 이른바 ‘홍영표 비망록’의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후보 캠프 종합상황실장이던 홍영표 의원은 최근 대선 비화를 담은 ‘비망록’을 출간하고, 대선 패배의 책임을 안 의원 측에 떠넘겼다.

홍 의원이 발간한 책에는 안 의원이 지난해 후보 사퇴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문 후보를 지원하지는 않았고, 문 후보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공동신당 창당 추진과 그에 관한 전권을 요구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이에 안 의원 측 무소속 송호창 의원과 금태섭 변호사는 “사실무근”이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금 변호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사람들은 남의 탓을 하지 않을 때가 한 번도 없구나. 이제 좀 지겹다”고 비판했다.

송 의원도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협의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양측에서 서로 문건을 제출하거나 보낸 적이 없다”며 “일반적인 상식에 비춰보더라도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홍 의원이 단일화 협상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데 대해 ‘부적절했다’는 목소리가 크다.

유성엽 의원은 지난 1일 ‘침묵은 금이라는 격언이 절실히 필요할 때입니다’란 제목의 공개서한에서 “이런 식으로 물밑 협상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홍 의원을 질타했다. 강기정 의원도 책의 내용과 관련한 진위를 떠나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도 공방에 뛰어들었다. 이채익 의원은 지난 1일 국정감사대책회의에 참석해 “지난 대선에서 밀실야합, 뒷거래 정치가 우리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뤄졌다는 데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국정원 정치 글 사건보다 더 추악하고 부도덕한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안 의원과 민주당과의 ‘네 탓 공방’은 최근 열린 10.30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데 이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야권 진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공방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는 안 의원 측에 대한 민주당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견제심리가 발동한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한 민주당과 안 의원의 갈등 재연은 향후 야권 재편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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