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박 8일간의 서유럽 순방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첫 순방지인 프랑스 파리 오를리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제공: 청와대)

남북관계 개선 뜻 피력 “이벤트 지양… 진정성 중요”
“개성공단, 신뢰 주춧돌… 北, 핵무기 개발 포기해야”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서유럽 순방길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일(현지시각) 박 대통령은 프랑스 일간지인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할 준비가 됐느냐’는 질문에 “남북관계의 발전이나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북한 김정은을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다만 “일시적인 이벤트성 회담은 지양한다.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조건을 달았다.

지난 5월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지금 당장은 그렇게 해서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라며 정상회담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박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대한 다소 변화된 입장을 보이면서 교착된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실 지금의 남북관계는 돌파구 없이 꽉 막힌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연기한 이후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는 등 대남 비방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31일로 예정됐던 개성공단 남북 공동투자설명회가 무산되면서 개성공단 국제화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6자 회담 당사국이 최근 활발한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지만, 한미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사전조치를 주문하고 있어 당사국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남북관계의 진전이 없을 경우 박 대통령도 원활한 국정운영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이번 발언에 담았다는 분석이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그간 정상회담을 언급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전제가 있긴 하지만, 북한이 전향적 입장을 보인다면 (정상회담을) 논의할 수 있다고 한 데 대해선 다소 진전된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은 또 개성공단에 대해 “개성공단은 남북 간 경제협력에서 중요할 뿐 아니라 상호 신뢰의 주춧돌과 같은 역할을 한다”며 “우리 정부는 단순한 재가동뿐 아니라 공단의 정상화에 특별한 중요성을 뒀다”고 설명했다. 북한 핵문제에 대해선 “북한은 경제와 핵무기를 동시에 개발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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